피앤피뉴스 - [세상의 창] 북한 장거리 순항미사일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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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북한 장거리 순항미사일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9-23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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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북한이 9월 11일과 12일에 걸쳐 두 차례나 새로 개발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는데도 우리 정보당국은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9월 13일 북한 관영 중앙통신의 발표를 보고 뒤늦게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북한 중앙통신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은 북한 지역과 해상에서 ‘8자’를 그리며 126분 동안 1,500㎞를 비행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했다. 사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처럼 고도로 올라가지 않고, 수십∼수백m의 저고도를 항공기처럼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지만, 우리 정보당국과 미군 당국에서조차 미사일 발사 사실은 물론 발사 장소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걱정스럽다. 만일, 실전 상황이었다면 꼼짝없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우리 군은 지난 9월 7일 사거리 500㎞ 탄도미사일인 현무-2B를 기반으로 SLBM 발사에 성공하여 세계 7번째 개발국이 되었다. 이동하는 잠수함에서의 SLBM 시험발사 성공은 잠수함 특유의 잠함 능력과 수중 발사체계가 가지는 은밀성에 탄도미사일이 주는 파괴력이 더해져서 전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북한은 우리의 SLBM 발사 성공을 비웃듯이 사거리 1,500㎞인 순항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는 한반도 전역은 물론 주일미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거리여서 커다란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은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핵무력 고도화’와 ‘전술핵무기 개발’을 공언했는데, 지난 1월과 3월에도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즉각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가한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또, 북한은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하고, 지난 9일 심야 열병식을 하고, 또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성공을 과시하자, 미 국방성은 즉각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뉴스에 대하여 일본도 “1,500㎞를 항행하는 미사일 발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일본을 둘러싼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처럼 주변 국가들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경고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는 대북 규탄은커녕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만 강조했고,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순항미사일 발사 뉴스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것은 한마디로 북한의 도발을 대화의 구실로 저자세 외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의 가장 큰 안보 리스크는 이처럼 정부 고위직들이 북한의 위협을 위협으로 보지 않는 안이한 태도에 있다.

 

정부의 이런 스탠스는 북한과 대화 분위기를 이어가려고 하면서 북한에 대한 비난이나 비판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두려워하기 때문인데, 이런 소극적인 자세는 자칫 북한에 굴종과 침략의 오판 가능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 통일은 자주 국방력 확보와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압박하여 이루어지며, 절대로 돈이나 물자지원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부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란 가상의 전제부터 재검토해야 한다. 돌아보면, 한나라 고조 유방이 BC 202년 11월 직접 흉노 정벌에 나섰다가 평성(平城)에서 이레 동안 포위되어 공주를 흉노에게 시집보내고, 매년 막대한 조공을 하는 조건으로 풀려난 이래 70여 년 동안 흉노에게 조공했다. 또, 문치주의를 내세운 송나라는 거란에게 넘겨준 만리장성 이남의 연운 16주를 되찾는다고 공격했다가 패한 뒤, 1005년 1월 전연(澶淵)의 맹(盟)을 맺고 멸시하던 북방 이민족을 황제라 칭하고 매년 비단 20만 필과 은 10만 냥을 보내고 형제 관계를 약속했다. 하지만, 불과 40년만인 1044년 티베트 지역의 서하(西夏)의 침략에 패하여 매년 비단 13만 필, 은 5만 냥, 차 2만 근을 조공하는 조약을 맺는 등 퍼주기식 돈으로 평화를 구걸하다가 결국 나라의 파멸을 가져온 역사적 교훈이 뚜렷하다. 남북대화도 좋고 대북 지원도 좋지만, 퍼주기식 지원에 앞서 나라의 체통과 통일에의 밑거름이 되는 정책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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