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형사판례평석]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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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판례평석]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

이선용 / 기사승인 : 2020-09-29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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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정 변호사.jpg
▲ 김용정 변호사(법무법인 동률)
 

 

I. 들어가며

안녕하십니까. 김용정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경우,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는 지 등과 관련하여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6228, 판결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II.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9도16228, 판결

가. 원심 판결의 요지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금 4억원 중 약 3억 2,100만 원만 지급받은 상태에서 피해 회사 명의로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피고인의 이중매매에도 불구하고 피해 회사가 아무런 협력 없이도 가등기의 순위보전 효력에 의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준 이상, 피고인이 피해 회사의 재산보전에 협력하는 신임관계가 양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설령 피해 회사가 이후 중도금까지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그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대법원 판결의 요지

(1) 부동산 매매계약은 계약금만 지급되는 단계에서는 어느 당사자나 계약금을 포기하거나 그 배액을 상환함으로써 자유롭게 계약의 구속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나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계약이 취소되거나 해제되지 않는 한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단계에 이른 때에 매도인은 매수인에 대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된다.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한 지위에 있는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계약 내용에 따라 부동산의 소유권을 이전해 주기 전에 그 부동산을 제3자에게 처분하고 제3자 앞으로 그 처분에 따른 등기를 마쳐 준 행위는 매수인의 부동산 취득 또는 보전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이다. 이는 매수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행위로서 배임죄가 성립한다.

 

(2) 그리고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순위보전의 효력이 있는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준 것일 뿐 그 자체로 물권변동의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매도인으로서는 소유권을 이전하여 줄 의무에서 벗어날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가등기로 인하여 매수인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변경된다고 할 수 없다.

 

(3)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더라도 피해 회사로부터 계약금, 중도금 및 잔금 중 일부까지 지급받은 이상 매수인인 피해 회사의 재산보전에 협력하여야 할 신임관계에 있고 따라서 피고인은 피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위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배임죄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III. 대상판결에 대하여

가. 원심은 「계약금을 지급받은 단계에서 피해 회사 명의로 이 사건 가등기를 마쳐 줌으로써 피해 회사가 아무런 협력 없이도 가등기의 순위보전 효력에 의해 자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 준 이상, 설령 피해 회사가 이후 중도금까지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 회사에 대하여 배임죄에 있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나. 이에 대해 대법원은 「매도인은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때에는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면서 나아가 「매도인이 매수인에게 순위보전의 효력이 있는 가등기를 마쳐 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향후 매수인에게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준 것일 뿐」라며 배임죄의 성립을 긍정하였습니다.

 

다. 대상판결은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중도금이 지급되는 등 계약이 본격적으로 이행되는 단계에 이른 경우 그때부터 매도인은 배임죄에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판결이라 하겠습니다. 유의미한 판결이라 할 것인바,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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