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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길 잃은 부동자금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0-08-27 11: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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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 법무사.JPG
 

무주택자의 주거생활을 위한다며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를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전·월세신고제를 내용으로 한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등 이른바 임대차 3법이 전광석화처럼 모두 바뀌었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는 법을 공포한 7월 31일 즉시 시행되고, 전·월세 신고제는 내년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그러자 이사 철을 앞둔 부동산시장은 매물 회수로 물량 부족 사태가 벌어지고, 임대보증금이 크게 올랐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임대인이 기존 세입자와 ‘2+2년’의 전세 계약을 꽉 채운 뒤, 새 세입자를 들일 때에는 인상률 제한을 적용받지 않게 됨으로서 계약갱신청구권은 임대차불안을 2년 늦춘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한다, 법조계에서는 부동산도 사유재산인데 “수요와 공급에서 결정되는 시장기능을 상실시키는 임대차 규제 법률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대법원이나 헌재재판관 대부분이 현 정권에서 임명한 자들이어서 제대로 될 리 없다는 우려도 있다.

 

정부는 주요 선진국도 임차인 보호를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했지만, 공급을 외면한 채 수요측면에서만 규제하는 우리와는 천지 차이다. 우선, 독일은 기본적으로 임대차 존속기간에 제한이 없고, 임대인이 직접 입주하거나 건물 철거·개량을 할 경우에만 계약 해지나 거절할 수 있다. 임대료도 기본적으로 국가나 지역 조합에서 정한 금액 이상을 받을 수 없고, 임대료 상승율도 2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베를린·뮌헨 등 독일 주요 도시에서 경쟁이 100대 1까지 달할 만큼 세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 10년간 7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118.4%, 임대료가 57.0% 상승했다. 특히 베를린은 2015년 표준임대료의 10% 이상 인상하지 못하는 법을 시행했음에도 임대료 상승이 이어지자, 지난 1월 임대료 5년간 동결하는 개정법을 통과시켜 11월부터 발효하게 하자 위헌소송이 제기되고, 임대료가 치솟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임대인의 권리 보호에도 소홀하지 않아서 월세가 대부분인 독일에서 임차인은 집주인에게 여권 사본, 3개월간 임금, 은행 신용등급 등 월세를 성실하게 지급할 수 있다는 재정상태를 적은 지원서와 흡연 여부, 애완동물 여부, 미혼자라면 결혼할 여성이 있는지 등 상세한 사항까지 면접을 거쳐야 한다.

 

영국은 2차대전 때 도입한 임대료 상한제를 1988년에 폐지했고,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계약으로 맡겼다. 세입자는 입주할 때 집주인과 함께 집 상태를 일일이 ‘확인(Inventory check)’하고, 이것을 서류로 작성하는 것은 독일과 비슷하다. 임대계약이 끝나서 집을 비울 때도 임대 기간에 발생한 파손 등을 꼼꼼하게 검사한 뒤, 약간의 문제가 있어도 보증금에서 이를 공제한다. 미국도 매사추세츠주에서는 임대료 규제가 공급 감소, 주거환경 악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1995년 관련 규제를 전면 폐지했다. 뉴욕주는 1974년부터 임대료를 규제한 이후 도시의 슬럼화가 크게 진행됐다. 즉, 표준임대료제 도입으로 임대인의 수익이 크게 감소하자 임대인이 임대주택을 보수하지 않아 노후화가 가속화되고, 건물 가치가 폭락하여 은행은 대출을 거절하거나 회수에 나섰다. 심지어 보험금을 노리고 집에 불을 지르는 집주인까지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에서도 1994년 월세 상한제가 도입된 뒤, 집주인들은 월세 상한제를 적용받는 건물을 콘도미니엄(아파트) 등 고급주택으로 재건축에 나서 다세대주택 공급이 15%나 줄었다.

 

그런데,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대책으로 우리는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7월 27일부터 11거래일 동안 7월 31일 하루를 제외하고 코스피지수가 매일 올라서 8월 11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42% 오른 2420.30을 기록했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넘어선 것은 2018년 6월 18일(2405.56) 이후 2년 2개월여 만의 일이지만, 기관투자와 외국인이 각각 2조1000억 원, 3300억 원을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으로 ‘동학개미군단’이라고 불리는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2조 400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또,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이달 들어 50조 원을 넘어선 것은 통계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증권사들은 개인투자자가 증시로 대거 유입되자 하반기 코스피 전망치를 2500~2900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국면에 빠진 우리 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더욱 불투명하여 특별히 주가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음에도 고공 행진하는 것은 길잃은 부동자금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정부는 공매도 금지연장 조치 이외에 주식투자에서 이익을 본 개인투자자도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만큼 중과세하는 것이 형평에 맞지 않을까 싶다. 제발 하루속히 국민들이 돈을 투자할 계획이 제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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