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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고래싸움과 새우등 - 천주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8-05-17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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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JPG
 

인천지법 부천지원은 최근 민노총 간부 2명에 대해 공동협박 등 죄로 유죄판결을 내렸다. 하필 왜 민노총 간부란 표현을 썼느냐 하면, 한국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가 공사현장에서 일하게 되자 민노총 간부들이 그를 그만두게 하기 위해 크레인 업체 대표 등을 협박했기 때문이다.

 

() 대결이 일어난 곳은 경기도 김포다. 민노총 타워크레인분과 지부가 공사업무를 방해한 모습은 기상천외했다. 우선 이들은 민노총 경인지부 운영회의를 열어 한국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가 김포지역 공사현장에서 일할 수 없도록 공사 관계자를 협박할 것을 공모하고, 크레인 업체 대표를 찾아가 한국노총 기사를 해고하지 않으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고발하겠다고 협박했다. 이러한 협박은 정당한 권리 행사인가(1 의문).

 

또 이들은 누구를 기사로 쓰건 그의 자유인 크레인 대표에게 민노총 사람을 쓰든가 비노조원을 고용하란 요구를 했다. 이러한 행위는 크레인 대표의 의사결정 자유를 침해한 것인가(2 의문). 피고인들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고자 며칠 후부터 노조원 11명과 노동가요를 크게 틀고 시위하며 위력을 행사했고, 공사현장 간부에게 기사를 바꾸든가 크레인 대표를 바꿔야 하고, 그때까지 집회를 계속하며 사진을 찍어 고발하겠다고 겁주었다. 단일의 범의를 갖고 공사현장 간부를 추가로 협박하고 강요한 것은 별도 죄인가(3 의문).

 

이후 피고인들은 한국노총 기사가 해고되지 않자 공사 현장소장에 대해 있지도 않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고발장을 노동청에 제출하고, 한 달간 16회에 걸쳐 집회를 계속했다. 추가 고발장도 제출했음은 물론이다. 고발장에는 다른 현장에서 찍은 위반사례 사진을 떡하니 첨부하기도 했다. 이러한 거짓고소는 무고인가. 그리고 노동청에 허위고발한 것도 무고죄가 되는가(4 의문).

 

첫째, 이번 판결에선 경인지부 지회장과 지회 조직차장이 처벌됐지만, 한국노총 소속 기사를 쫓아내기 위한 모의는 민노총 경인지부 운영회의에서 이뤄졌다. 따라서 검사가 좀 더 공모관계를 발본색원했더라면 당시 회의에 참석해 동조한 그 외의 자들도 처벌이 가능할 수 있었다. 판례는 공모(共謀)공동정범을 광범위하게 인정한다. 둘째, 크레인 대표는 민노총 소속 기사를 고용할 법적 의무가 없는데, 그러한 요구를 하며 해악을 고지한 것은 협박으로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것이다. 이들의 협박은 정당하지 않고, 사회상규에도 반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게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강요죄가 성립한다(1, 2 ).

 

셋째, 노조원 11명과 공사현장 앞에서 가요를 크게 틀고 시위한 것은 위력 업무방해죄 소지가 있다. 또 공사현장 간부에게 같은 협박을 가한 것은 별도로 공동협박죄 또는 공동강요죄가 가능하다. 강요가 성립될 경우 협박은 배제된다. 보충관계이다. 크레인 대표와 공사현장 간부는 각기 다른 피해자이고 가해 일시도 달라서 날을 달리하는 두 개의 죄는 포괄일죄가 아니고 가중처벌의 대상인 경합범이다(3 ). 넷째, 허위 고발을 한 것은 무고죄다. 이들은 본 건 현장의 사진이 아닌 거짓사진을 첨부하기까지 했으므로 허위 인식이 있었다. 경찰서뿐만 아니라 노동청과 세무서, 대한변호사협회에 허위고발·진정을 하는 것도 모두 무고죄에 해당한다(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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