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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리포트] 보복범죄의 결말 - 천주현 변호사

/ 기사승인 : 2018-03-02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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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JPG
 
 

지난달 11일 대구지방법원은 자신의 처가 강간 당할 뻔했다는 말을 듣고 다른 3명과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A씨를 찾아가 둔기 등으로 무차별 폭력을 행사한 B씨 일당에 대해 각각 징역형을 선고했다. 주범 2명은 실형 1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앞서 지난해 1128일 위 특수상해 사건의 피해자인 A씨에 대한 강제추행 선고공판에서는 대구지방법원이 B씨 처의 손을 잡고 입맞춤했다는 점을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했다. 대체 이들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상해사건 주범 B씨와 피해자 A씨는 각자의 처를 사이에 둔 인척이다. A씨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성범죄 유죄판결을 받았고, 추행사건의 피해자인 C씨는 B씨의 처였다. 이들은 평소 잦은 술자리와 가족모임을 통해 가깝게 지내던 사이였다. 하지만 C씨의 부탁으로 집까지 태워준 A씨가 C씨 혼자 있던 아파트에 들어가 C씨의 손을 잡으면서 원수지간이 됐다. A씨 주장은 손만 잡았다는 것이고, C씨 주장은 키스도 했다는 것이며, B씨가 아내 C씨로부터 들은 말은 강간 당할 뻔했다는 것이다. 3명의 진술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이것은 성범죄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더 이상한 점도 있었다. C씨의 주장처럼 범죄가 있었다면 C씨는 즉시 남편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거나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하는데, 오히려 A씨 부부와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각종 축하모임을 가지며 친밀히 지내왔다. 고소는 8개월가량 지나 이뤄졌다. C씨 주장의 신빙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C씨로부터 과장된 피해사실을 들은 B씨는 즉시 수하를 동원해 A씨와 그 가족에게 집단상해를 가했다.

 

필자는 상해 가해자 4명에 대한 고소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의뢰인인 A씨와 그 가족도 피의자로 입건돼 함께 수사 받고 있는 사실을 파악했다. 쌍방 범죄의 동기, 방법, 피해결과, 공모관계에 대해 대조적인 비교변론을 펼쳤고 결국 A씨와 가족은 전원 무혐의 처분을, 가해자 B씨와 공범자 전원은 특수상해죄로 기소시켰다. 수사과정에서 B씨 등이 흉기 휴대 상해 사실, 공모, 선행타격 등을 극렬히 부인했음은 당연하다. 심지어 B씨 등은 자신들이 피해자라며 A씨와 그 가족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노력했다.

 

B씨가 A씨를 특수상해한 다음 날 C씨는 8개월 전 성범죄를 당했다며 A씨를 고소했고, A씨는 성범죄사건의 피의자가 됐다. A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죄가 그대로 인정될 경우 구속기소될 운명에 처하게 된다. 유형력의 정도와 방법, 고의를 집중 조명한 결과 대구지방검찰청은 강간미수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로 불구속 기소했다. 형사재판에서는 합의나 피해변제가 없었지만, 단기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성범죄는 가까운 사이에서 발생하고, 또 세월이 지나면서 사건이 희석되거나 혹은 보태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로는 과장이 지나쳐 고소인이 무고죄로 처벌받기도 한다. 피의자와 피해자는 수사 초기부터 혐의를 정확히 확정해 변론 또는 고소해야 하고, 자신의 주장을 경찰·검찰에서 최대한 관철시켜야만 한다. 형사변호인의 법률적 활동이 결정적인 경우가 많고, 형사법관의 명석함을 과신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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