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헌법적 가치와 정당해산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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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헌법적 가치와 정당해산제도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03-13 06: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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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적 가치와 정당해산제도

▲ 최창호 변호사
총선이 다가옴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들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진보당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 이 뜨겁다. 복잡하기 그지없는 기형적인 선거제도를 이용하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숙주로 다시 의회에 진출한다는 비판이 바로 그것이다.

정당법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해산된 위헌정당의 경우, 해산된 정당의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정당을 창당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위헌 정당으로 해산을 당하게 되면 위헌 정당은 대체 정당을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위헌으로 해산된 정당이 다시금 부활하여 위헌적 활동을 계속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정당의 명칭을 변경한다고 하여 실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위헌정당의 해산은 법적인 측면에서 볼 때, 엄격한 요건과 절차를 통하여 위헌성이 확인된 정당을 민주적 정치과정에서 퇴출시키는 것이다. 위헌 정당이 대체 정당을 만들거나, 숙주정당을 통하여 다시 의회에 세력을 구축한다는 것은 위헌 정당 해산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적 가치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헌법 제8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 ①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며, 복수정당제는 보장된다. ② 정당은 그 목적ㆍ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③ 정당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정당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보조할 수 있다. ④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

현대민주국가에서 정당은 현실정치생활이나 헌정질서에서 차지하고 있는 지위와 역할의 비중이 상당하다. 현대민주정치는 곧 정당을 중심으로 한 정당정치라 할 것이고, 정당정치가 곧 국가의 정치현실이자 헌정질서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즉 ‘정치’와 ‘정당’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밀접한 관계라 할 수 있다.

정당해산심판제도는 헌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하여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반하는 정당을 정부의 제소에 의하여 헌법재판소가 강제해산 시키는 제도이다. 정당해산제도는 방어적 민주주의 또는 전투적 민주주의의 이념을 관철하기 위한 예방적 헌법수호제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당을 국가의 행정권력이나 통상의 사법권력으로부터 보호하여 그 존립을 보호하는 정당보호의 성격도 가진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헌법 제8조 제4항이 의미하는 ‘민주적 기본질서’는, 개인의 자율적 이성을 신뢰하고 모든 정치적 견해들이 각각 상대적 진리성과 합리성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다원적 세계관에 입각한 것으로서, 모든 폭력적·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를 존중하면서도 소수를 배려하는 민주적 의사결정과 자유·평등을 기본원리로 하여 구성되고 운영되는 정치적 질서를 말하며, 구체적으로는 국민주권의 원리,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제도, 복수정당제도 등이 현행 헌법상 주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여기서 말하는 민주적 기본질서의 ‘위배’란,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단순한 위반이나 저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사회의 불가결한 요소인 정당의 존립을 제약해야 할 만큼 그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하여 실질적인 해악을 끼칠 수 있는 구체적 위험성을 초래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헌법재판소의 해산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되는 경우에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은 없다. 그러나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본질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을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서 배제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있는데 해산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상실시키지 않는 경우 정당해산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되므로, 이러한 정당해산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결정이 있는 경우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은 당선 방식을 불문하고 모두 상실된다고 본다.

정당해산제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는 달리, 오늘날의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집권세력이 야당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위험성이 내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정당해산제도는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민주주의를 스스로 말살시킬 수도 있는 지극히 위험한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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