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급부의 성질과 변호사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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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급부의 성질과 변호사 징계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2-12 11: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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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의 성질과 변호사 징계”

 

 

 


▲최창호 변호사
1. 개설
가. 채권의 목적인 급부란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요구할 수 있는 일정한 행위를 의미한다. 급부는 적극적인 작위일 수도 있고, 소극적인 부작위일 수도 있다. 작위 급부는 일반적으로 주는 급부와 하는 급부로 구분된다. 주는 급부(Geben)는 물건의 소유권 이전이나 점유의 이전 등, 물건의 인도를 목적으로 하는 급부이다(예: 매매계약에 따른 목적물 인도, 금전 지급). 하는 급부(Tun)는 채무자의 특정한 노무나 활동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급부이다.

나. 한편 결과 채무는 특정 결과의 달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예: 도급계약상의 건물 완공), 수단 채무(선관주의 의무)는 결과의 달성보다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행위채무라고도 한다(예: 위임계약상의 진료, 변론).

2. 하는 급부의 불완전 이행 사례 (판례)
가. 불완전이행(Incomplete Performance)은 채무자가 이행행위는 하였으나, 그것이 채무의 내용에 좇은 '완전한' 것이 아닐 때 성립하며, 주로 안전배려의무나 부수적 주의의무 위반으로 구체화된다.

나. 의료행위에서 주의의무 위반으로 불법행위 또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대법원 1995. 2. 10. 선고 93다52402 판결), 이때의 채무불이행은 불완전이행에 해당한다. 또한 비록 수술 과정에 과실이 없더라도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불완전 이행에 해당하는 경우, 이로 인해 환자가 선택의 기회를 잃었다면 위자료 등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

3. 변호사 징계와 결과 책임 추궁의 부당성
변호사와 의뢰인의 관계는 민법상 위임 관계이며, 변호사의 급부는 전형적인 '하는 급부(수단 채무)'에 해당한다. 따라서 승소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징계나 책임을 묻는 것은 법리적으로 부적절하다.

4. 징계 책임에 있어 결과 책임 배제
가. 변호사는 의뢰인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최선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을 뿐, 반드시 승소라는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판결은 사법부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이다. 변호사가 승소 판결을 얻어내지 못했다고 해서 불완전이행이 되는 것은 아니다. '법률 전문가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 변호사법상 징계 사유가 되는 '성실 의무 위반'은 변호사가 법리 검토를 태만히 하거나, 서면 제출 기한을 놓치는 등 절차적·과정적 과실이 있을 때 성립한다. 법적 분쟁은 상대방의 대응, 증거의 유무, 법관의 판단 등 변호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가 많다. 단지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허용한다면, 변호사의 소신 있는 변론권이 위축되어 결국 사법 정의 실현에 저해가 될 수 있다. 변호사의 직무상 독립성과 전문성을 고려할 때 결과 중심의 책임 추궁은 헌법상 직업수행의 자유와 적법절차의 원칙에 비추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대목이라 볼 수 있다.

다. 의뢰인들은 종종 "변호사가 이긴다고 해놓고 졌다"고 주장하면서 징계를 청구하기도 한다.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승소의 결과를 보장할 의무는 없으나, 위임의 본지에 따라 사건의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사실관계와 법리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설명할 의무는 있다고 할 것이다.

라. 한편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의뢰인과의 위임 계약서 작성 시 "본 계약은 특정 결과의 달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닌, 최선의 법률적 수단을 제공하는 위임 계약임"을 명시하는 것이 불필요한 결과 책임 추궁을 방어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도 있겠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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