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백년대계’를 주택 정책의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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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백년대계’를 주택 정책의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인가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3-11 11: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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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 ‘백년대계’를 주택 정책의 수단으로 전락시킬 것인가”
 

 

 

 

 

▲최창호 변호사

1. 서


최근 발의된 바 있는 ‘학교용지 복합개발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유휴 부지 활용과 도심 주택 공급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주택 정책이라는 시기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과도하게 수단화하고 있다. 본 법안이 내포한 구조적 결함과 위헌적 요소는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정도이다.  

 


2. 교육권의 물적 기반을 흔드는 행정 편의주의


헌법 제31조 제1항이 보장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는 국가가 교육 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유지해야 할 객관적 가치 질서를 포함한다. 학교용지는 일반 국·공유지와 달리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을 담보하는 필수적 물적 기반이며, 헌법적 보호 강도가 매우 높은 영역이다. 학령인구 감소는 소규모 학급 운영이나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 등 교육의 질을 높일 기회로 삼아야지, 이를 곧바로 주택 공급을 위한 용지 확보의 수단으로 치부하는 것은 교육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


3. 교육자치와 지방자치의 본질적 권한 잠식


우리 헌법은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보장하기 위해 교육자치를 명시하고 있다. 학교의 설치·폐지 및 용지 활용 여부는 지역 실정을 가장 잘 아는 교육감의 고유 권한이다. 하지만 본 법안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후보지 선정과 기본구상 수립의 전권을 부여함으로써 교육감을 단순한 자료 제출 주체로 격하시켰다. 이는 중앙행정기관이 교육자치의 본질적 권한을 잠식하는 구조이며, 지방자치단체의 실질적 계획 결정권을 제한하여 헌법상 지방자치 원리를 훼손할 소지가 다분하다.


4. ‘정당한 보상’ 원칙과 비례성 원칙의 위배


가장 심각한 문제는 토지 수용 및 보상 규정이다.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 제한 시 ‘정당한 보상’을 지급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본 법안은 보상액 기준을 ‘공급가액과 이자’로 고정하여 지가 상승분이나 실질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이는 사립학교 법인의 재산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수용 재결 신청 기간을 사업 기간 전체로 연장하여 피수용자를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두는 등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정면으로 반한다.


5. 특별법 남용과 법체계 정합성의 파괴


국가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감시하는 예비타당성조사는 재정 민주주의의 핵심 장치다. 그럼에도 특정 목적을 위해 이를 포괄적으로 면제하는 것은 국가재정법 체계를 무력화하는 행위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단순한 행정조사 거부를 ‘업무방해의 죄’라는 명칭으로 형사처벌 하려는 시도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확립된 법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행정상 불이행을 과태료가 아닌 형벌로 처벌하겠다고 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명확성 원칙에 위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6. 교육은 주택 정책의 소모품이 아니다


주택 공급을 통한 주거 안정이 중요한 국가적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로서 그 가치가 시기적 정책 목표에 의해 과도하게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는 학교용지를 침해하기 전, 저이용 공공시설이나 대체 부지 활용을 우선적으로 검토했어야 한다. 특히 사학 재산의 경우 강제 수용보다는 신탁이나 수익형 개발을 통한 교육 재정 확충 등 완화된 수단을 선행하는 것이 헌법적 합헌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본 법안은 입법 목적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그 수단과 구조가 헌법상 교육권 및 교육자치 보장 원칙과 조화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위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대폭적인 수정이 요구된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 자산인 학교용지가 주택 공급의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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