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진료기록부를 아예 작성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한 판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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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진료기록부를 아예 작성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한 판례 이야기

이선용 / 기사승인 : 2022-08-29 14: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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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jpg

 

1. 들어가며

. 안녕하세요. 김성주 변호사입니다. 언젠가 법원이, 국가대표 수영선수인 모 선수에게 세계 도핑 기구 금지약물인 네비도를 투여한 혐의로 불구속으로 기소된 의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적이 있었다는 기사가 신문을 장식한 적이 있었습니다.

 

. 당시 재활의학과 전문의 A씨는 호텔에서 노화방지 및 건강 관리 클리닉을 운영하였는데, 2013. 7. 29.경 위 의원에서, 위 수영선수에게 네비도를 처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았던 것입니다.

 

. 이와 같이, 의사가 진료기록부를 부실하게 작성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지만, 아예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지 않은 경우는 생각보다 보기는 힘듭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담당한 고소에 관하여 그 판결이 최근에 선고된 것이 있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관련 민사소송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2. 사건의 내용

. 산모가 산부인과의원에서 출산을 진행하다가 과다출혈이 발생하였고, 이에 담당의사는 이에 대한 진단 및 처치가 지연되었고 상급병원으로 전원조치하였으나, 급기야 위 산모는 이러한 출혈로 인하여 말기신부전과 양쪽 눈의 시력저하 등의 장해가 잔존하게 되었습니다.

 

. 한편 위 담당 의사는 산전과정에서는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였으나, 정작 분만당일에는 진료기록부를 아예 작성하지 않았고, 다만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기록지 등만 남아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 이에 저는 업무상 과실치상과 더불어 진료기록부 미기재(의료법 위반)에 대해서, 위 담당 의사를 상대로 형사고소를 진행하였고(업무상 과실치상 부분은 이미 고소가 진행된 상태이고, 현재도 수사 진행 중), 이 중에서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 담당 검사님은 진료기록부 미기재 부분(의료법 위반)만 먼저 기소하셨고, 이에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위 담당 의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것입니다.

 

3. 재판과정에서 있었던 일들

. 담당 검사님은, 이에 관하여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진료기록부에 상세히 기록하고 또한 서명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위 의사는 이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반면, 위 의사 측은, 피고인(위 의사를 지칭)이 분만 후 과다출혈이 발생한 산모에게 조치한 의료행위가 간호사가 작성한 간호기록지에 기재되어 있는 이상, 피고인이 위 의료법 제22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다투었습니다.

 

. 담당재판부인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은, 먼저 수사기관이 주장한 바와 같이 피고인이 분만 당일 진료기록부를 기록 및 서명을 하지도 않았음은 인정하였습니다.

 

. 한편 의사 측이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사실을 근거로 배척하였습니다.

 

간호기록지에는 간호사의 시점에서 관찰 및 실시한 의료행위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피고인의 의료행위가 적정하였는지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기 어려운 점, 간호사의 의료지식이 전문적인 교육 및 훈련을 받은 의사의 의료지식에 준한다고는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간호사가 작성, 서명한 간호기록지에 피고인의 의료행위에 관한 내용이 기재된 사실만으로 피고인이 진료기록부를 작성한 것으로 갈음하기는 어렵다.”

 

. 이에 의사 측은 불복하여 현재는 항소심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4. 위 판결에 대한 소고

. 앞서 본 판시와 같이,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경우에는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여야 합니다.

 

. 한편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하여 이를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함과 아울러 다른 의료 관련 종사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습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16577판결 참조).

 

. 의사는 혹독한 교육과 임상경험을 통하여, 고르고 고른 끝에 최정예 사람들만을 선별한 의료전문가이고, 국가는 이를 엄격한 기준에 의하여 관리하고 감독하므로, 그 평가와 판단은 누구에게도 위임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였다면, 진료기록부에다가 그 환자의 상태 및 이에 대한 검사나 처치 등을 상세히 기록하여야 하는 것이고, 거기에 어떤 허위의 점이 있다면 형사처벌까지 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기록입니다.

 

, 아무리 환자에게 불리한 기록이라 하더라도 진료기록부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고 다투는 것이 사실상 어려운 반면, 의사 측은 아무리 자신이 취한 의료처치라 하더라도 이를 진료기록부에다가 기록하지 않았다면 이를 근거로 자신의 무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은 당시 산모의 상태를 평가하고 그에 상응한 검사나 처치를 하였다면 이를 진료기록부에 상세히 남겨야 함에도 이를 아예 작성조차 하지 않았고, 이로 말미암아 현재에는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는 없고, 또한 이를 전제로 평가되어야 하는 의료행위의 정당성 여부마저 진위불명에 빠뜨리고 만 것입니다.

 

. 그렇다면, 이러한 진위불명의 불이익을 누구에게 전가시켜야 하는 문제로 귀결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의사는 진료기록부를 상세히 기록하여야 하는 법적 의무가 있고, 진료기록부의 기재 내용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점, 반면 환자는 의료행위의 객체로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알기도 어렵고 기억할 수도 없는 점 등을 두루 살펴보면, 이러한 불이익을 의사 측이 감수하여야 하는 것이 법리를 떠나 상식적일 것입니다.

 

. 의사는 자신이 작성하는 진료기록부의 엄중함과 무거움을 인지하여야 하고, 이를 작성할 때 항상 정확성과 객관성을 유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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