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세상의 창] 양치기 소년_정승열 법무사(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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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양치기 소년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2-05-23 1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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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jpg


※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치기 소년”이라는 이솝 우화가 있다. 매일 양 떼를 몰고 풀밭을 찾아다니는 양치기 소년은 그 생활이 심심해서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깜짝 놀라 모두 달려왔지만, 소년의 거짓말인 것을 알고 허탕을 치고 돌아갔다. 양치기 소년은 자신의 거짓말을 듣고 달려오는 주민들을 보고 즐거워서 그 후에도 여러 번 거짓말로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정말 늑대가 나타나자, 양치기 소년은 또다시 큰소리로 외쳤지만,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도우러 오지 않았다. 결국 양치기 소년의 모든 양은 늑대에 의해 잡아먹혔다. 고대 그리스에서 노예로서 이야기꾼이었던 아이소포스가 지은 ‘이솝 우화집’은 어른들의 어리석음과 욕심을 빗대서 의인화된 성인 이야기이지만, 일제강점기에 우리에게는 어린이들의 동화로 변색하여 소개되었다.

 

지난 3월 9일 대통령선거 후 80일 만인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권을 빼앗긴 더불어민주당이 갑자기 부동산 세금 완화책을 꺼내 들고 나서자, 시민들은 ‘양치기 소년’이 아니냐며 비아냥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부동산 정책 기조가 되었던 징벌적인 ‘다주택자 중과세 정책’를 고수해오다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공시가 6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상향으로 하여 1주택자(11억 원)와 동일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이용해 집값을 잡겠다’는 생각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는 공약을 뒷받침하는 것인데, 재산세 부담도 최고세율을 기존 130%에서 110%로 조정하는 방안을 내놨다. 전·월세를 재계약할 때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린 '착한 임대인'에게 보유세를 50% 감면하는 정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세제 완화는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6.1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과연 더불어민주당의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그것은 지난 2000년 4.13. 총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는 종부세율 인하를, 또 작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박영선 후보는 공시가격 상한제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선거가 끝나자 민주당은 이런 공약을 외면한 채 부동산세 부담을 지속적으로 올렸기 때문이다. 당장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민주당의 부동산 보유세 완화 정책은 선거를 앞둔 선심성 공약에 불과하다"며 비판했다.

 

5월 1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2 헤럴드경제 부동산포럼’에서 부동산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는 부동산 정책에 정치를 도입하며 이념화가 이뤄졌고, 시장과 정책의 괴리감 때문에 부동산가격의 급등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시장은 지역별·세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시장을 규제로만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또, 임대차 3법에 관해서도 의도는 좋았지만, 긍정적 효과보다는 시장을 교란한 측면이 더 크다고 비판했다. 임대차 3법 시행 이전에도 임차인은 한집의 거주기간이 3.8년에 달했던 만큼 정부의 잘못된 간섭으로 오히려 전셋값이 상승하고, 동시에 매매가격만 올렸다고 했다. 이보다는 장기 임대인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 등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종부세를 포함한 재산의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등의 조세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말한다. 세금 감면 혜택을 높이면 다주택자들이 그간 팔지 못한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질 것이고, 새 정부에서도 부동산세 완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한 바 있어서 정책 추진에 속도가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부동산가격도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가격이 결정되므로 획일적인 공급방식을 지양하고, 지역별로 수요에 맞춰 적절한 주택을 제공해야 한다. 즉, 고급 아파트와 낡고 열악한 쪽방촌이 공존하는 사회에서 ‘집값’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생애주기와 소득 계층별로 맞는 ‘안전하고 적절한 집’을 공급하는 것이 주택정책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마치 시혜를 베풀듯이 선심성 공약을 던질 것이 아니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고백했듯이 먼저, 세금을 ‘징벌적 수단’으로 이용해온 문 정권의 부동산 정책으로 국민에게 견딜 수 없는 가렴주구와 천정부지로 치솟게 한 아파트값 사태를 진솔하게 사죄하여 양치기 소년이 아님을 고백하는 것이 순서다. 그리고 스물다섯 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듯이 새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규제 완화와 새 정책 수립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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