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천주현 변호사의 사건이슈] 어긋난 부정(父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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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 변호사의 사건이슈] 어긋난 부정(父情)

이선용 / 기사승인 : 2020-04-27 10: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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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현 변호사 칼라.jpg
▲ 천주현 변호사(형사전문변호사, 법학박사)

[천주현 변호사의 사건이슈] 어긋난 부정(父情)
 
자식이 실력으로 1등을 했지, 절대 시험문제와 답을 빼돌리지 않았다고 강력히 주장해 온 전 간부교사가 최종적으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으로, 1년간 5차례에 걸쳐 학교 시험문제와 답을 딸들에게 빼돌렸다는 사건이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 중에는 피고인의 두 딸이 영어 서술형 문제정답을 적은 휴대폰 메모, 기말고사 정답이 적힌 메모가 있었다고 한다. 1심, 2심, 3심 모두에서 유죄가 나온 사건으로, 법원은 성적 상승폭과 관련해 이러한 예가 없는 점, 딸들이 시험 일부 문제지에 깨알정답을 적은 사실을 토대로 유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상고심에서 32가지 무죄이유를 밝히며 70쪽 상당의 이유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70쪽짜리 상고이유서이면, 범죄사실과 원심의 판단이유를 인용하는 데 5쪽 내지 10쪽 가량이 들어가고(사회이목이 주목된 사건임을 감안), 본문은 60쪽 가량일 텐데, 32가지 무죄이유라 하니 한 이유당 2쪽 가량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
 
추측하여 예컨대, 피고인 이외에도 문제지 보관금고의 비밀번호를 알던 제3자가 있었고 그 자가 진범이라는 점, 피고인이 문서를 절취해 내는 과정이 담긴 직접 증거가 없다는 점, 목격자 등 직접적 참고인도 없는 점, 딸들이 당시 상세한 공부계획을 세운 것을 볼 때 성적상승과 인과관계가 있는 점, 공부는 무형적이고 누적적인 것으로 외부에서 실력향상의 수준과 경과를 쉽게 판단할 수 없는 점, 광범위한 공부를 마친 응시자는 시험문제지를 받으면 문제지에 정답을 깨알같이 미리 적어두는 경우가 있는 점 등을 상고이유로 삼았을 것이다.
 
업무방해죄는 이 정도 형량이 나오지 않는 범죄인데, 1심의 징역 3년 6월도 놀랍고, 2심이 감경했음에도 징역 3년을 선고했고 이것이 확정된 것은 특별하다. 우리 사회가 불공정에 대해 얼마나 치를 떠는지 알 수 있는 사건이다.
 
대구 형사전문·이혼전문 변호사 | 법학박사 천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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