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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우방 - 정승열 법무사

고시위크 / 기사승인 : 2019-08-22 12: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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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열.JPG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이고, 지구촌 시대에 한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그래서 서로 친교를 맺고 살아가는데, 특히 국가 간 친구관계를 우방(友邦)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런 친구 관계가 대등한 위치에서의 친분인지, 주종(主從)에 가까운 관계인지에는 큰 차이가 있다. 흔히 전자를 동반자적 관계라고 말하지만, 현실 국제정치는 G2아래 각각의 불균형적인 우방관계를 형성하고 있다혈맹이니 우방이니 하는 이런 국가 간의 관계조차 자국의 국익(National Interest)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돌아보면, 19501월 미 국무장관 애치슨이 한반도를 방위선에서 제외한다는 발언 하나로 6.25를 초래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 우리는 소련의 해체 후 새로이 G2로 발돋움하는 중국이 미국과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때 유일하게 상해임시정부를 지지하고 후원해준 자유중국과 단교하고, 중공인민공화국과 수교하면서 대만정부와 국민에게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의 요청으로 베트남전에 참가하여 수많은 우리 장병이 희생되었지만, 결국 통일된 베트남으로부터 한동안 미제의 앞잡이로 비난받고 한베트남 관계가 불편하기도 했었다. 이렇듯 국가 간의 관계는 국익에 따라 영원한 우방도 적도 없는 냉정한 관계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북핵폐기를 달성할 수 없게 된 것을 깨닫고, 핵동결이라는 현상유지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분명해진 것은 자신의 그리고 자당의 선거승리를 위해서 대한민국보다는 북한 김정은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자주 할 가능성이 많아진 것이다. 이것은 곧 북한의 줄기차게 추진해온 남한을 막아두고 미국과 직접 통하겠다는 이른바 봉남통미정책(封南通美政策)과 일치한다.

 

악랄한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북한이 미 대륙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 간 미사일(ICBM)발사를 중지하고 한반도 전체를 사정권으로 하는 450~600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위험한 행동이 아니라며 말하고 있다. 단거리 미사일이 자국에는 위험하지 않다는 판단인데, 그렇다면 북한은 사드(THAAD)로도 방어할 수 없는 지상 25~60의 저공으로 발사하는 단거리탄도 미사일을 장난삼아 발사하고 있다는 것일까?  

 

미국은 북한이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수조원에 이르는 주한미군 주둔비를 강요하고 있다미국은 바다 건너 나라라 치부하더라도 우리정부조차 그렇게 말하는 것에 국민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북한을 일방적으로 원조하거나 추종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교훈은 중국 대륙의 송과 거란()의 관계에서 잘 알 수 있다.

 

(618~ 907) 멸망 후 70여 년 동안 혼란기를 겪던 대륙은 960년 조광윤이 통일하여 송을 건국했으나, 조광윤은 전쟁의 참화를 막기 위해서 문치주의를 폈다. 그 결과 송은 점차 문약(文弱)해지고, 강성해진 거란의 성종(981~ 1031)은 송이 후진(後晉)의 석경당으로부터 할양받은 연운(燕雲) 16주의 반환을 요구하며, 송의 내륙 전연군(澶淵郡; 허난성 복양현 서쪽)까지 침략해 왔다. 그러자 송의 3대 황제 진종은 10051월 북방의 요지인 영토를 할양하는 대신 요는 송을 형으로 섬기고, 송은 매년 비단 20만 필, 10만 냥을 요에 보낸다는 내용의 전연의 맹()’ 또는 전주의 맹이라는 조약을 맺었다. 송은 명목상 형이라는 체면을 유지하는 대가로 1126년 멸망할 때까지 약 100년간 매년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하는 조공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조공으로 불안한 평화를 유지하던 송은 오랑캐로써 오랑캐를 제압한다.’는 이이제이정책으로 금과 연합하여 거란을 멸망시켰지만, 1126년 몽골에 의하여 휘종(徽宗)과 흠종(欽宗) 두 황제가 잡혀가는 정강의 변으로 멸망하게 된다. 흠종의 동생 강왕이 남쪽으로 도망쳐 1127년 난징에서 고종이 되어 송나라를 재흥하니 남송이다.

 

주권국가가 자주 국방력이 없이 화해나 양보는 곧 송처럼 상대방의 위세에 밀려서 굴종상태로 전락하며, 또 우방으로부터 외면 받은 타이완 정부의 예에서 잘 알 수 있다. , 평양을 방문하면서 우리의 얼굴인 태극기를 내걸지도 못하고, 또 과거에 대한 사과나 반성도 받지 못한 화해는 자칫 상대방으로 하여금 전쟁에 대한 오판을 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정부는 국민들이 형이라는 명분 아래 금전으로 평화를 구걸(?)하던 송의 말로와 대북지원이라는 조공 아닌 조공이 오버랩 되는 불안을 지우게 해줄 필요가 있다.

 

, 미국은 지난 7월부터 한반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일본의 경제보보고치에 대해서 중재를 요청했지만, 한일 어느 쪽에도 개입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국이 진실로 두 나라를 우방으로 생각한다면, 두 나라가 서로 사이좋게 지낼 것을 권하고 분쟁에 개입하는 것이 우방의 도리일 것이다. 화해는 진솔한 과거사 반성에서 시작되고, 양보는 상대방의 반성을 믿는 토대 위에서 가능한데, 비핵화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 진행된 남북관계가 과연 국론통일과 이산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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