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AI는 조수, 학생은 작가… 협성대 발달장애 학생 5명의 동화가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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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조수, 학생은 작가… 협성대 발달장애 학생 5명의 동화가 세상에 나왔다

마성배 기자 / 기사승인 : 2026-07-16 10: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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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성대학교 제공

 






지난 7월 10일 협성대학교 웨슬리관에서 발달장애 대학생들이 표지에 자기 이름이 박힌 그림동화를 펼쳐 가족과 동료 앞에서 소리 내어 읽었다. 「나의 분홍 코끼리」의 마지막 시간이었다. 5월 22일부터 7월 10일까지 매주 금요일 여덟 차례 이어진 이 수업에는 약 20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자기 작품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다섯 명의 동화가 온라인 전시관에 발표됐다. 표지의 그림도, 그 안의 이야기도 모두 학생들이 스스로 고른 것이다.


이 수업은 협성대학교 「AI 활동 역량강화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운영됐으며, 생성형 AI 기반 예술 창작 활동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표현 방식과 창작 영역을 확장한다는 목적으로 설계됐다. 수업 현장에는 뉴스페이퍼 이민우 대표와 홍승주 보조강사, 그리고 서포터즈 다섯 명이 함께해 학생들의 창작을 곁에서 지원했다. 작품을 공개한 작가는 박다원·서정빈·송지호·홍승우·여휘 다섯 사람이다. 박다원은 「햄도리와 숲속 친구들」을, 서정빈은 「코끼리 가족의 신나는 여행」을, 송지호는 「무지개 비눗방울을 만든 엘리펀트」를, 홍승우는 「왕눈이의 신기한 눈」을, 여휘는 「깡총이의 대모험」을 원안부터 매듭까지 자기 손으로 지었다. 다섯 편에는 저마다 다른 주인공과 소원이 담겼고, 여기에 이민우 작가가 엮은 세 권을 더해 온라인 전시관에는 모두 여덟 권의 그림동화가 걸렸다.


이야기는 마음속 친구를 손으로 그리는 데서 시작했다. 학생들은 주인공은 누구인지, 무엇을 바라는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떻게 풀어 가는지 묻는 아홉 가지 질문에 스스로 답했다. 글과 말, 그림의 부담 때문에 밖으로 나오기 어려웠던 생각에는 말과 선택, 그림, 소리, AI 보조 같은 여러 표현 통로를 열어 두었다. 말이나 글이 어려운 순간에는 쉬운 보기와 그림·감정 카드, 가리키기, 음성 입력 가운데 편한 길을 골랐다. 그렇게 모인 답은 ‘평소→그런데→그래서→그러자→마침내’라는 다섯 칸의 이야기로 정리됐고, 주인공과 사건과 결과를 학생이 직접 고르며 자기만의 이야기가 한 칸씩 채워졌다.


첫 시간에는 세 가지 약속을 함께 읽었다. “이상해도 괜찮습니다”, “남과 달라도 괜찮습니다”, “내 말을 끝까지 믿어 봅니다”. 도우미는 학생이 말을 멈춰도 대신 문장을 완성하지 않고 열 초를 기다린 뒤 다시 물었다. 기기 조작과 질문의 뜻은 거들었지만 주인공과 사건, 결말에는 손대지 않았다. AI 역시 질문을 던지고 손그림을 옮기고 문장을 다듬는 조수 역할에 머물렀다. 학생은 여러 결과를 견주어 무엇을 채택하고 거절하고 다시 만들지 스스로 정했고, 마지막 판단은 언제나 사람의 몫이었다. AI 결과를 비교하고 거절하고 재생성하는 이 과정은 AI를 비판적으로 다루고 사람이 마지막을 정하는 리터러시 연습으로 설계됐다.


이민우 대표는 자신의 문학관을 들어 이번 교육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문학을 배워 오면서 글이 사람을 구원한다고 배웠다. 타인을 구원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글에는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교육을 “발달장애 학생들이 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AI가 보조해 각자의 세계를 밖으로 내보이는 일”이라고 요약했다.


수업은 매주 손그림과 문장, 장면, 영상, 노래 같은 작은 결과물을 남겼다. 실명과 주소, 장애 정보 같은 민감정보는 AI에 입력하지 않았고, 이름과 사진 역시 학생과 보호자가 동의한 범위 안에서만 전시관에 공개했다.


완성된 기록은 7월 11일 문을 연 온라인 전시관 pink.news-paper.co.kr에서 볼 수 있다. 그림동화 여덟 권과 학생 원안, 손그림, 작가 소개, 주제곡과 영상이 함께 놓였고, 큰 글씨 보기와 페이지별 읽어주기, 키보드와 터치 조작을 지원한다. 수업에 실제로 쓴 교육자료 여섯 종과 설계에 참고한 연구·정책 자료 서른한 건도 나란히 공개해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게 했다.

 

피앤피뉴스 / 마성배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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