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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장강명 저/ 민음사

/ 기사승인 : 2016-03-15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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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 못 살겠어서’

왜 한국을 떠났느냐는 질문의 주인공인 계나의 대답이다.

 

계나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0~30대의 직장인들이다. 수능 성적에 맞춰서 대학을 선택하고 적성보다는 취업을 목표로 스펙을 쌓아 회사를 다니게 되지만 경쟁력 없는 인간으로 스스로를 평가한다. 그러나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 출퇴근의 지옥철과 비전 없는 직장이지만 그마저도 감지덕지할 판이다. 추위를 싫어한 펭귄, 파블로처럼 추위를 싫어하는 계나는 호주로 떠난다.

 

우연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한 신조어를 인터넷 기사에서 보게 되었는데 신조어들의 의미를 알고 나서 씁쓸하고 안타까웠다. ‘금수저’란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이란 뜻으로 은수저, 동수저, 흙수저 등의 수저 시리즈가 나왔고 흙수저는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가 될 수 없다는 절망감을 내포하는 단어로 쓰이며 ‘헬조선’은 영어 hell(지옥)과 조선의 합성어로 한국이 지옥에 가깝고 전혀 희망이 없는 사회를 말한다. 또한 ‘N포세대’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에 내 집, 인간관계 추가한 5포를 넘어 꿈, 희망 그리고 모든 삶의 가치를 포기한 20~30대 세대를 말한다.

 

계나는 사정이 좀 더 나은 편이나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한 무모하지만 용기 있는 도전의 길을 선택한 것이었다. 나는 매년 여름휴가 때마다 일주일정도 해외여행을 다녀오는데,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엔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질 때가 있다. 조국을 선택하고 태어날 수 없듯이 나는 애국심 투철한 사람도 아니고 금수저로 태어난 이들에게만 관대한 한국에서 살아야겠다고 고집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흙수저로 태어난 계나와 나는 금수저가 될 수는 없지만 나의 행복을 위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한 자유를 누리기 위한 선택은 결국 내 몫이다.

 

흙수저 집안의 세 자매 중 둘째 딸 계나는 호주에서도 여러 위기를 맞이하긴 하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점점 안정을 찾아간다. 직업의 귀천이 없는 호주에서는 아르바이트만 해도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다. 그러나 시민권을 얻었다고 해서 그녀가 뼛속까지 호주시민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한국에 있는 남자친구 지명으로부터의 청혼은 호주에서의 삶을 포기할 정도로 달콤한 고백이었다. 돈 걱정 없이 사랑하는 사람과 평수가 넓은 아파트에서 예쁜 아기를 낳고 문화생활을 누리고 여유롭게 사는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인 것이다.

 

어떤 펭귄이 자기 힘으로 바다를 건넜다면, 자기가 도착한 섬에 겨울이 와도 걱정하지 않아. 또 바다를 건너면 되니깐. 하지만 누가 헬리콥터를 태워 줘서 하와이에 왔다면? 언제 또 누가 자기를 헬리콥터에 태워서 다시 남극으로 데려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워하게 되지 않을까?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할 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 p.160

 

그러나 그녀는 결국 한국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다시 호주로 떠나는 선택을 하게 된다. 가진 건 없으나 스스로의 행복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선택한 자는 미래가 두렵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이 싫어서’란 책제목만으로도 도발적이고 직설적이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그것을 인정하고 있는 내 자신이 안쓰럽기까지 하다. 공감 가는 부분들이 많아서 쉽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마음의 동요가 커지게 된다. 그러나 책 뒷부분에서의 문학평론가인 허희님의 말처럼 그녀가 호주 이민을 갔다고 해서 행복해진다는 보장은 없다. 행복은 환경보단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의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해브 어 나이스 데이!!!


* 잔잔하게 일렁이는 누군가의 마음을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주는 人 ㅣ은향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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