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 - 프레드릭 배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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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a man called ove) - 프레드릭 배크만

/ 기사승인 : 2015-11-24 14: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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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색깔이었다. 그녀는 오베가 볼 수 있는 색깔의 전부였다.”

 

오베는 색깔의 전부를 잃었다. 그에게 세상은 흑백으로 가득 차 있으며 기계에 의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들과 공존한다는 사실이 마땅치 않다. 자신의 성격이 융통성이 없고 괴팍한 것이 아니라, 하얀 셔츠를 입고 막무가내로 돌아다니는 관료들, 규칙을 지키지 않는 이웃들이 잘못된 것임을 올바르게 잡아주려고 하는 것뿐이다. 인생의 1/3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난 그는 무심코 바라 본 천장에 고리를 걸 구멍을 뚫을 계획을 세운다. 즉 매일 자살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의 심장을 뛰게 해줬던 소냐의 빈자리는 이 세상에 살아갈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자살을 시도할 때마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고 불청객들이 등장한다. 그것들을 무시하고 죽고 싶지만, 저 세상에서 만날 소냐가 싫어할 것이라며 투덜투덜 그것들을 도와준다. 시도 때도 없이 간섭하고 자살을 방해하는 건너편 집에 이사 온 시끄러운 가족들과 주변을 맴도는 귀찮고 성가신 고양이까지. 맘에 들지 않은 것들 투성이지만 그들의 간섭과 방해가 나쁘지만은 않다. 티격태격 싸우지만 무심한 듯 그들을 도와주고 서서히 맘을 열어간다.

 

‘오베는 그 웃음을 듣자 자기 가슴이 지진으로 무너진 폐허 속에서 천천히 빠져나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녀의 웃음이 그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공간을 줬다.’

 

오베의 심장이 다시 뛰었다. 아내의 웃음이 아닌 그들로 인해서 아직은 살만한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 듯하다. 오랫동안 틀린 채로 살아 온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이 들었지만 자기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란 쉽지 않다. 소냐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연스럽게 그에게 스며들었을지 모르는 사랑의 감정들이 그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게 함으로써 남은 인생을 이웃들과 함께 나누며 행복하게 그녀를 만나러 간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짓는다.

 

내 주변에서 오베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대개 피하기 마련이다. 그의 내면까지 굳이 알 필요가 없다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이중성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우리는 보고 싶은 모습만 보려고 한다. 오베를 괴팍하고 융통성 없는 원칙만 준수하는 인간으로만 보려 하는데, 다른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평생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정의를 위해 작은 것부터 솔선수범하여 실천하는 인간이다. 선입견을 가지고 상대방을 마주하다보면 그 누군가도 나를 그렇게 바라볼 것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손을 내밀 줄 아는 이웃이 되었을 때 우리는 소소한 일상을 함께 나누고 작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짐을 알게 해준 오베와 그의 이웃들, 고양이에게 감사함을 느껴야 할 것이다.

 

 

나는 오베 아저씨 덕분에 웃고 울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그 누군가에게 소냐처럼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기억되길. 그리고 사랑하길.

 

"지금보다 두 배 더 날 사랑해줘야 해요“그녀가 말했다. 그리고 오베는 두 번째로 - 또한 마지막으로 -거짓말을 했다. 그는 그러겠다고 했다. 그가 지금껏 그녀를 사랑했던 것보다 더 그녀를 사랑한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음에도

 

언젠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 수도 있고, 내가 먼저 떠날 수도 있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삶을 살았다면 상실감에 젖어 죽음을 준비하기 보단 그(그녀)의 빈자리를 사랑으로 채울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미소로' 찬찬히 읽어내주는 ㅣ人ㅣ 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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