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칼럼] 학이 6편 관계의 충실과 학문에의 여유 - 김정겸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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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이 6편 관계의 충실과 학문에의 여유 - 김정겸 한국외대 교수

/ 기사승인 : 2015-07-2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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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1_115_66  
子曰弟子入則孝
자왈제자입즉효(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제자는 집에 오면 효도하고 ) 出則弟
출칙제( 밖에 나아가면 공손하며) 謹而信
근이신( 삼가고 미덥게 하며) 汎愛衆
범애중( 널리 대중을 사랑하되)
 
而親仁
이친인( 어진이를 친히 할 것이며)
行有餘力
행유여력( 행하고 남은 힘이 있으면)
則以學文
즉이학문( 문장을 배울 것이다. )
  <거꾸로 쓰기>
 

學文은 무었을 뜻하는가? 문(文), 즉 시서문예의 6례(六藝 : 禮, 樂, 射, 御, 書, 數)를 배운다(學)는 의미이다. 그러나 순서상 글을 배우는 것은 일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다. 이는 성리학에서 小學(소학)을 먼저 공부하는 이유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도덕적 원리'를 배우는 大學보다는 ‘도덕적 실천’의 소학을  우선하는 바를 나타내는 것이다. 기본생활습관이 몸에 베이지 않으면 사람된 도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도덕적 실천의 첫 번째는 가정에서 이루어 지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孝(효), 사회에 나가서는 최선을 다해 弟(제), 謹信(근신), 仁(인)으로서 대중을 사랑하고 그러고도 힘이 남아 있으면 마지막으로 자유교양교육을 행(則以學文)하라는 것이다.

弟子入則孝, 出則弟의 의미는 가정과 사회에서 휴머니즘의 기본인 인(仁)을 실현하라는 것이다. 덕행의 근원인 효제(孝弟)를 실천하는 것은  孝弟가 수신(修身)·제가(齊家)의 훈련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의 완성을 위해 공부한 자, 즉 修己(수기)가 된 자만이 남을 다스릴(齊家) 수 있다.

弟子(제자)는 어떤 의미인가? 여기서는 공부하는 자를 의미한다. 특정 선생 아래의 제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됨”의 실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 즉 자신의 내면의 완성을 위해 공부하는 자(위기지학:爲己之學)를 의미한다. 위기지학(爲己之學)은 먼저 자신의 덕을 닦아 수행하는 것이 학문의 기본 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자기 삶의 바탕에서  근거를 삶지 않는 학문은 남에게 자신의 능력 있음만을 드러내는 것(爲人之學:위인지학)일뿐이므로 그 근본이 되는 바탕은 사라지게 된다. 집에서 사람됨으로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이 효도에 힘쓰는 것이며 나가서는 공손한 것이 제자가 해야할 일(직분)이다. 이런 제자가 자신의 직분을 다하고 여력이 있거든 학문을 하는 것이다. 그 직분을 위해 수련(修:수)하지 않고 먼저 학문을 하는 것은 위기지학(爲己之學)이 아니다. 효, 제, 근신, 범애는 덕행의 근본(本)이고 문예(文)를 공부(學)하는 것은 맨 나중에 하는 末(말)에 해당한다. 따라서 먼저 해야 할 일을 먼저 하고 나중에 해야할 일을 나중에 하는 본말(本末)의 선후를 알면 가히 덕을 실현할 수 있다.

학교의 어원은 라틴어 schole(여유, 한가)라는 단어에서 나온 것이다. 자유교양을 위한 학문의 목적은 실천적 지식보다는 이론적 지식 계발에 있다. 그 이유는 합리적인 마음계발에 있기 때문이다. 좋은 직업을 얻기 위한 공부(爲人之學:위인지학)가 아니기 때문에 공부는 여유 있을 때 하라는 것이다. 여력이 없음에도 학문을 하면 그 학문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또한 여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문하는데 힘쓰지 않으면 너무 질에만 치우치게 되어 조잡해지게 된다.

현대 교육에서는 실천성이 강조되고 있다. 죽은 지식이 아니라 산 지식 즉, 인(仁= 휴머니즘)에 입각한 실천적  지식이 필요 하다.  이 6 장은 실천적 교육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 근거는 「汎愛衆而親仁」이다. 이는 널리 대중을 사랑하라는 것은 치국(治國)을 의미하고 그렇게 함으로서 인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평천하(平天下)의 기본 훈련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국 마지막에 나오는 인을 실현하기 위해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면 가정에서의 ‘나 사람됨’의 교육(修身)이 세상의 마음을 사로잡는(平天下) 근본임을 알 수 있다. 6장의 순서상 인(仁)이 몸에 벤 사람과 가까이 하고 나서 학식을 배우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즉, 인의 실천적 훈련을 바탕으로 학식과 기능을 배워야 한다. 이는 지(知)보다 덕(德)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德이 몸에 베인 사람과 어울림(汎愛衆而親仁)은  서덜랜드(Edwin Sutherland)의 차별접촉이론과 원효의 훈습론(薰習論)으로 설명 될 수 있다. 차별접촉이론은 “백로야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마라”와 같은 이치로 설명이 된다. 어진이와 어질지 못한자와 차별적인 접촉이 이루어 져야 한다. 왜냐하면 비행은 학습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효의 薰習에서 薰(향풀 훈)은 향기 나는 풀을 의미한다.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仁을 실천하는 사람)과 어울리면 내 몸에 좋은 향기가 몸에 베이게 된다. 그런 사람과 어울리면 사회를 향상[이를 진여훈습(眞如薰習)]시키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과 어울리면 사회를 타락[이를 생멸훈습(生滅薰習)] 시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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