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없는 대화" 원하면서, 불편한 화제엔 53%가 입 닫거나 화제 돌려
망고LAB 추석 4부작 연작 설문, 누적 참여 2,000명 넘어설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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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망고스타코리아 |
한국인의 추석은 생각과 행동이 따로 움직이고 있었다. 전통이 이어지길 바라는 사람 대부분이 직접 하기는 부담스러워했고, 현금을 받고 싶어 하면서 과일을 골랐으며, 편안한 대화를 원하면서 밥상에서는 입을 닫았다. 인스타그램 설문조사 채널 망고LAB이 8월 21일부터 추석을 전후해 진행 중인 4부작 연작 설문의 중간 결과다. 선물·풍속·밥상 대화를 물은 세 차례 조사에 1,412명이 응답했고, 현재 진행 중인 네 번째 조사까지 합치면 누적 참여는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망고스타코리아가 운영하는 망고LAB은 2주에 한 번 시의성 있는 주제를 묻는 스낵형 설문이다. 가볍게 답하는 형식이지만, 한 응답자가 여러 문항에 내놓은 답을 서로 교차해 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바란다"고 답한 사람이 "실제로는 어떻게 하느냐"는 문항에 무엇을 골랐는지를 추적해, 같은 사람 안에 있는 모순을 수치로 확인했다.
명절 선물을 물은 1차 조사(214명)에서 주고 싶은 선물 1위는 정육·과일(35%)이었고 홍삼(21%)이 뒤를 이었다. 반면 받고 싶은 선물은 상품권·현금이 57%로 가장 많았고, 정육·과일은 15%, 홍삼은 4%에 그쳤다. 홍삼은 주고 싶다는 응답이 받고 싶다는 응답의 5배였다.
선물의 의미로는 예의(36%)와 정성(35%)을 꼽았지만, 비용에 대해서는 52%가 "부담되지만 어쩔 수 없다"고 답했다. "즐거운 지출"이라는 응답은 14%였다.
명절 풍속을 물은 2차 조사(610명)에서는 51%가 "추석 문화가 이어졌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들의 88%가 "전통은 좋지만 내가 직접 하긴 부담스럽다"는 데 공감했다. 전통의 계승을 바라는 사람 대부분이 그 일을 맡을 사람으로 자신을 꼽지는 않은 것이다.
친척 관계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자주 연락하는 친척은 "1~2명"이 43%, "없다"가 26%였고, 친척과의 만남이 "반갑다"는 응답은 15%에 그쳤다. "의무감으로 만난다"가 42%, "피하고 싶다"가 21%였다.
명절 노동은 같은 장면을 남녀가 다르게 기억했다. "명절 노동이 여성에게 쏠린다"는 응답은 여성 50%, 남성 24%로 26%포인트 차이가 났고, "함께 나눈다"는 응답은 남성 37%, 여성 20%였다.
추석 직전 진행한 3차 조사(588명)는 올 추석 밥상 분위기를 날씨로 예보하게 했다. "맑음"(39%)과 "구름 조금"(42%)을 합쳐 80%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불편한 화제가 나왔을 때는 53%가 "짧게 답하고 입을 닫는다"(28%)거나 "화제를 돌린다"(25%)고 답했고, "맞받아친다"는 9%였다. 맑은 밥상은 갈등이 풀려서가 아니라 아무도 꺼내지 않아서 유지되고 있었다.
세대 간에도 원하는 것은 같았다. 어른에게 듣고 싶은 말 1위는 "잔소리 없는 편안한 대화"(37%)였고, 손아래가 자신에게 듣고 싶어 할 말 1위도 같은 항목, 같은 수치(37%)였다. 하지만 손아래에게 응원·격려를 해주고 싶다고 답한 126명이 실제로 자주 한 말은 안부·건강(56%)이었고, 응원·덕담은 7%에 그쳤다.
피하고 싶은 화제는 처지에 따라 달랐다. 미혼 응답자는 결혼·연애·출산(29%)을, 기혼 응답자는 정치(23%)와 돈·집값(22%)을 가장 꺼렸다. 밥상에 오를 화제(복수응답) 1위는 돈·집값·투자(41%)였다.
㈜망고스타코리아 권종현 대표는 "세 조사에서 드러난 모순은 원인이 같다"며 "명절의 가치에는 여전히 동의하지만, 그 가치를 떠받치던 일상의 관계는 이미 얇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평소 연락하지 않는 사이에서는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고, 그럴 때 사람들은 묻는 대신 관습을 택한다"며 "과일 선물과 안부 인사, 밥상의 침묵은 모두 실패하지 않으려는 가장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절을 바꾸는 일은 형식을 줄이는 데서가 아니라 서로 원하는 것을 먼저 묻는 데서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망고LAB 권민혁 연구원은 "대표 표본 조사가 '몇 퍼센트가 그렇게 생각한다'를 보여준다면, 망고LAB은 '그렇게 답한 사람이 실제로는 어떻게 하는가'를 본다"며 "가볍게 답하는 스낵형 설문이라 오히려 솔직한 답이 나오고, 한 사람의 답을 문항끼리 이어 보면 본인도 의식하지 못한 심리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을 바란다는 51%만 보면 평범한 결과지만, 그 안의 88%를 들여다봐야 지금의 추석이 보인다"고 말했다.
망고LAB은 추석 직후 가족 관계를 주제로 한 네 번째 설문을 10월 8일까지 진행하며, 결과는 10월 16일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망고LAB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한 온라인 설문으로, 수치는 모두 응답자 기준이다. 응답자는 30·40대, 여성, 수도권 거주자 비중이 높아 전국 대표성을 갖지는 않는다.
피앤피뉴스 / 서광석 기자 gosiwee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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