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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 부쳐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6-01-22 09: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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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주장에 부쳐”

 

 

 


 

▲최창호 변호사

1. 서


과거 중국에서 참새가 인민의 적이라고 하여 대량으로 참새를 잡는 바람에 2억 마리 이상의 참새를 박멸하였으나, 먹이사슬의 파괴로 곤충으로 인한 피해가 오히려 더 극심하였던 일이 있다. 검찰제도의 개편과 관련하여 검사에게는 어떠한 수사권도 부여해서는 안 되는 것이 수사와 기소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므로, 검사에게 '직접 보완수사권'을 부여해서는 안 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한다. 

 

또한 이러한 검찰제도의 개편은 검찰의 업보이므로 이러한 숙명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실체적 진실 발견, 국민의 기본권 보호라는 형사사법의 대원칙을 도외시한 주장일 뿐만 아니라 실무상 문제를 도외시한 관념론에 불과하고, 실무상 혼란을 피할 수 없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2. 실무상 문제


공소시효가 임박하거나, 구속사건에 있어서 검사에게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을 저해하는 잘못된 조치이다. 최근 경찰의 불송치 이유 중 공소시효 도과로 인한 공소권없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수사관이 수사 중 신속한 수사를 이행하지 않아 공소시효가 도과되어 형벌권행사의 장애가 발생한다면 수사관은 책임을 져야 한다.


검사의 구속기간이 10일이고, 연장하면 20일이 되는데, 그동안 기록만 보고 사건의 처리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러한 경우 검사의 구속기간 제도에 관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경찰이 보유하고 있는 10일이라는 장기간의 구속기간도 재검토되어야 한다. 경찰에게 수사기간 중 10일이라는 장기간의 구속기간을 부여하는 제도는 유사 입법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3. 국민의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못하고 ‘보완수사요구’만 할 수 있게 되면, 사건이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오가는 '핑퐁 수사'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현재 검사가 경찰에 재수사 요청 또는 보완수사 요구를 하면 검찰의 KICS(킥스, Korea Information System of Criminal Justice Services)에서는 사건번호가 사라진다. 검사의 미제가 아니라 다시 경찰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건 처리의 지연은 곧 피의자의 불안정한 지위 연장과 피해자의 고통 가중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수사의 지연은 헌법 제27조 제3항이 보장하는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형해화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또한 핑퐁을 하는 동안 수사담당자가 인사이동으로 변경되면 새로운 담당자는 타인이 담당하던 사건을 다시 보아야 하고, 수사 지연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모호해질 뿐만 아니라, 사법 정의 실현이 지체되는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 지체된 정의에 의하여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는 오늘도 한숨만 쉬고 있다.


4. 실체적 진실 발견의 저해 (수사의 효율성과 밀행성)


국가 형벌권의 정당성은 정확한 실체적 진실 발견에 기초한다. 간단하게 직접 수사를 함으로써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보완수사요구라는 제도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시간이 지체될수록 인적·물적 증거가 멸실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완수사요구라는 제도의 이용이 결과적으로 증거인멸의 기회를 제공하는 불합리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검사가 기록을 검토하던 중 결정적인 혐의나 추가 범죄의 단서를 발견하더라도, 이를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다시 요구해야 한다면 수사의 흐름이 끊기고 범죄 대응력이 현격히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고 할 것이다.


5. 검사의 헌법적 지위와 수사지휘권의 본질 왜곡


헌법학적 관점에서 볼 때, 검사는 단순히 기소 여부만을 판단하는 기관이 아니라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고 인권을 수호하는 준사법기관이라 할 수 있다. 헌법에는 영장신청권과 관련하여 검사라는 단어가 2회 등장한다. 검사가 수사권이 없다면 영장을 신청하는 경찰의 대행이나 몸받이 기관에 불과한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보완수사요구권은 경찰이 불응하거나 미온적으로 대처할 경우 이를 강제할 실효적인 수단이 부족한 실정이다. 형사처벌이나 징계처분이라는 것이 제도상 어느 구석진 부분에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까지는 유명무실하다. 실무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뼈저리게 느끼는 부분이다. 직접 수사권이라는 보완적 수단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수사 통제의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다. 경찰은 현재는 수사지휘를 거부하고 대등기관으로 생각하고 있으므로, 수사절차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프랑스 혁명 이후 검찰제도가 탄생한 이유를 살펴보아야 한다.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증거의 완결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칼(소추권)'만 주고 '숫돌(수사권)'을 뺏는 것은 공소유지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순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될 수 있다는 형식적인 논리는 실무상 수용하기 어렵다.


6. 인권보호의 공백 발생


역설적이게도 직접 수사권을 박탈하는 것이 인권 보호에 역행할 수 있다.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신속히 혐의없음이 명백한 사안을 종결짓는 것이, 경찰로 다시 보내 불필요한 조사를 반복하게 하는 것보다 피의자의 법익 침해를 최소화하는 길이다. 이미 송치하였던 사건을 다시 보완수사해야 하는 경찰은 새로 배당된 사건을 처리하기에도 벅차다.


또한 공익의 대표자인 검사의 객관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는 보완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독일에서는 검사가 수사절차의 주재자임을 명확히 하고 있는데, 경찰은 검사의 보조기관으로서 지시를 받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구속전 피의자심문제도 역시 형식적 판단을 넘어 실질을 확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특히 사실상 모든 수사가 경찰에 집중되는 점을 해결할 방안도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수사와 기소 과정 전반에서 권한의 집중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검사의 법률적 통제와 책임을 어떤 방식으로 담보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외국 법제에 대한 단순한 차용이 아니라, 우리 헌법 질서와 형사사법 체계에 맞는 정교한 설계와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권력 분산과 견제라는 보편적 법치 원리를 우리 현실에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7. 결


검사에게 직접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출처도 불분명한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잘못된 명분 하에 "사법 정의의 효율성과 신속성"을 희생시키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주장이 아님은 상식 있는 형사법 전문가라면 모두 알고 있다. 형사절차는 효율적 실체 진실 발견과 적법절차의 준수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직접 보완수사권은 이 조화를 가능케 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것이다. 검사의 인지수사권을 제한하거나 박탈하더라도 경찰의 수사에 대한 통제가 가능하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하고, 전건송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본적 보장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는 제도 개편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고, 잘못된 사고에 사로잡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한다. 역사는 늘 교훈을 남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결론적으로 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 충분하다는 견해는 검사의 준사법기관적 지위와 실체적 진실 발견 의무를 단순한 행정적 분업의 관점에서 오해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사 지연을 초래하여 국민의 기본권인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의 전면적 허용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 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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