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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사의 찬미_정승열 법무사(대전)

이선용 / 기사승인 : 2021-08-05 11: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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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자살은 자신의 목숨을 스스로 단절하는 행위이다. 거친 세상을 살아나갈 용기를 잃었거나 내세를 확신하고 선택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자살은 동물 중 인간만이 선택하는 행위라고도 말한다. 오늘 모 신문 기사에 의하면 지난해 코로나19 사망자는 917명이었지만, 자살자는 13,799명으로 코로나19 사망자보다 15배 많았다고 한다. 하루 평균 37.8명꼴인 자살률은 몇 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살의 원인이 예전에는 가정불화, 외로움·고독,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 원인이 많았지만, 근래에는 물질적 풍요와 다변화된 사회에도 부딪치는 어려움을 헤치고 나갈 자신감의 상실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특히 오래 세상을 산 노인층 자살률이 OECD 회원국의 70세 이상의 평균 자살률이 19.6명인데 비하여 한국은 59.4명으로 약 3배 이상 높다.

 

지난 3월 시민단체 생명존중시민회의가 발표한 ’2021년 자살 대책’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살률은 2000년 세계 41위(14.8명)에서 2005년 7위(26.8명), 2015년 4위(28.3명)로 꾸준히 올랐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는 통계 비교가 가능한 2016년 기준 26.9명으로 183개국 중 4위였는데, 그 원인도 개인적 원인이 아닌 사회·문화적 원인으로 크게 변했다. 즉, 2003년 8월 대북 불법 송금 문제로 검찰의 수사를 받던 모 재벌 회장이 투신(?)했지만, 지금까지 자살인지 타살인지는 불분명하다. 2008년 10월 한 유명 여자 연예인이 자살했을 때 보도된 사인은 개인적 요인이라고 했지만, 그녀의 자살은 두 달 사이에 무려 1,008명이 자살하는 이른바 베르베르 효과가 나타났다. 몇 년 후에는 그녀의 전 남편인 야구선수도 자살했다.

 

그런데 정치권으로 좁혀보면, 2009년 5월에는 전직 대통령이 투신했다. 2015년 제일 야당의 성 모 국회의원, 2018년 7월에는 제4야당 노 모 국회의원, 그해 12월 검찰의 수사를 받던 이 모 기무사령관, 2020년 6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의 기부금 유용 의혹을 받던 마포쉼터 모 여성 소장, 7월에는 성 추문에 몰린 서울시장이 자살했다. 올해만도 지난 3월 성전환수술을 받은 변 모 하사가 강제 전역 조치를 받은 후, 공군 여하사가 성추행을 견디다 못하고, 또, 3기 신도시 건설 예정지에 대한 LH 임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드러나자 간부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들은 그동안 감췄던 자신의 위법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처벌과 국민적 손가락질을 감당할 자신감이 없어서였는지, 아니면 자살을 빙자한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한 탄압이었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시시각각으로 좁혀지는 유무형의 탄압을 피할 수 없게 되자 쫓기듯이 생명을 끊었는지도 모르겠다.

 

7월 5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 자살 예방백서’는 경찰청 변사 자료의 ‘자살 동기’ 정보를 근거하여 작성했다고 하는데, 자살 동기를 정신적·정신과적 문제와 경제생활 문제, 육체적 질병 문제로서 75.7%가 이 세 가지 중 하나에 해당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자살을 사회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적인 문제로 잘못 진단하고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켕(Emile Durkeim)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집합의식과 자살률 사이에 상관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즉, 그는 집합의식이 높은 사회일수록, 또는 집합의식을 강조하는 종교일수록 자살률은 낮다고 분석했는데, 이 기준에 의한다면 한국에서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한국인 개인의 속성이 아니라 한국 사회에 내재하는 정치, 사회의 집합의식이 미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한 세기 전인 1926년 8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은 루마니아 작곡가 이오시프 이바노비치(Iosif Ivanovich)의 “다뉴브 강의 잔물결(Waves of the Danube)”을 편곡하고, 직접 가사를 쓴 신세대 여성이었다. 그녀는 최초로 일본에서 한국어 음반으로 제작·판매된 ‘사의 찬미(死의 讚美)’의 가수로서 귀국선을 타고 현해탄을 건너오다가 연인 김우진과 함께 투신하여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세상 사람들은 두 사람의 자살을 맺지 못한 사랑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리 정부의 자살 원인분석도 이렇게 한 세기 전의 인식에 맴돌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의 집합의식을 강화하고, 또 사회경제적·물질적 요인과 문화적·심리적 요인을 강화하여 삶의 질 향상을 추진하여 자살 공화국의 불명예를 벗도록 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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