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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창] 현충일 - 정승열 법무사

/ 기사승인 : 2019-06-05 18: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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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만년 역사를 이어온 우리는 수많은 전쟁과 희생을 겪었지만, 특히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의 안녕을 위한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잊을 수 없다. ‘호국의 달’ 6월은 특히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와 현충일이 있기 때문인데, 현충일은 1956년 6월 6일부터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현충일을 기념하고 있는데, 미국의 Memorial Day, 호주와 뉴질랜드의 Anzac Day처럼 우리나라도 1982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우선, 국가에서 어떤 날을 기념일이나 국경일로 정하게 될 때에는 그날의 의미를 심사숙고해서 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6월 6일을 현충일로 정하게 된 데에는 설이 많다. 6월 6일은 24절기 중 9번째 절기인 망종(芒種: 6월 6일)에서 유래가 되었는데, 고려 현종 5 년(1014) 거란의 침략 전쟁 때 목숨을 잃은 장병들의 유골을 망종에 그들의 집으로 가져가 제사를 지내게 하고, 나라에서 제사를 올렸다는 기록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또, 조선시대에도 망종 때 병사들의 유해를 매장했다고 하는데, 현충일을 제정하던 1956년의 망종이 때마침 6월 6일이어서 현충일이 6월 6일로 제정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양력 6월 6일이 아니라 설이나 추석처럼 현충일도 음력 망종에 맞춰서 기념하는 것이 백번 옳은 일일 것이다. 또, 일부 학자들은 6월 6일은 6.25.전쟁 당시 ‘돌대가리 장군(石頭將軍)’이라는 별명이 있는 송 모 장군의 부대가 북한군에게 포위되어 괴멸되다시피 한 날로서 이날을 잊지 말자며 정해진 것이라고도 말한다. 이날 국군은 사단기를 3개나 빼앗긴 치욕의 날이라고도 하는데, 만일 사실이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이날의 패전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수치가 아니라 살아있는 반공교육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병사들에게 이기고 지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一勝一敗 兵家之常事)’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리는 현충일을 ‘6.25. 전쟁 동안 희생된 국군장병의 명복을 비는 날’로 알고 있지만,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제27619호)에서는 현충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호국정신과 위훈을 기리는’ 행사라고 기록하고 있어서 혼란을 일으키게 하고 있다. 이것은 1965년 국립묘지령을 개정하여 1964년 월남전 파병이후 현충일의 추모 대상을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국군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였던 모든 순국선열을 추모하는 날로 확대했기 때문인데, 사실 월남전이 아니더라도 6.25. 전쟁이후 1968년 4월 우리에게 향토예비군 설치를 가져온 1968년 1.21. 청와대 습격을 노린 김신조 무장공비 사건을 비롯하여 그해 10월 울진삼척에 침투했던 무장공비 사건 등 숱한 게릴라전은 물론 크고 작은 수많은 북한과의 전투가 있었다.

 

1999년 6월 7일 북한 경비정이 어선을 보호한다는 미명하에 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무시한 1차 연평해전이 벌어진 지 3년 후인 2002년 6월 29일 2002 한일월드컵 대회 때 북한은 또다시 북방한계선을 침범하여 고속정 357호가 침몰되고, 정장인 윤영하 소령 등 많은 장병들이 희생된 사건은 2008년 종래 ‘서해교전’으로 불리다가 ‘제2연평해전’으로 명명하고, 추모행사도 국가보훈처 주관하에 정부기념행사로 승격시켰다. 그뿐만 아니라 2010년 3월 26일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 천안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해군 104명 중 58명이 구조됐고, 46명이 희생된 사건은 민군 합동조사단에서는 ‘북한의 어뢰공격’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정부의 발표를 믿지 않는 세력들도 있다.

 

이처럼 6.25. 전쟁 이후 최근까지 북한과 전쟁에 가까운 수많은 전투가 벌어지면서 고귀한 장병들의 희생이 많았지만, 현 정부는 적어도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간주하지 않고, 국방부장관조차 ‘불가피한 마찰’이라는 표현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희생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기에 앞서 과연 이들의 죽음이 개죽음이었는지를 의심하게 되는데, 먼저 부끄러운 전쟁이었다 해도 명백하게 국민에게 밝힐 것은 밝히고 주적 개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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