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위험사회와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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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호 변호사의 법조단상] 위험사회와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4-02-22 17: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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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와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

최창호 변호사

바야흐로 현재의 우리 사회는 계급 갈등뿐만 아니라 환경, 기술 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빈곤은 계층적이지만, 재난은 민주적이라는 말이 역설적으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와 같이, 서구가 몇 세기에 걸쳐 이룩한 근대화를 단기간 내에 달성한 우리 사회는 상당한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 당연한 시대, 아닌 밤중의 홍두깨가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일상화된 재난은 우리 모두를 무차별적으로 위험에 빠지게 하곤 한다.

헌법 제34조 제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국민의 기본권보호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안전권이라는 새로운 기본권의 유형으로 파악하여는 견해도 존재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삶에 풍요와 유익함을 부여하였으나, 동시에 다양한 유형의 위험을 제공하였다.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의 이행은 입법자의 입법을 통하여 비로소 구체화되는 것이고, 국가가 그 보호의무를 어떻게 어느 정도로 이행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한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인 제반여건과 재정사정 등을 감안하여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하여야 하는 입법재량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다. 국가의 보호의무를 입법자가 어떻게 실현하여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입법자의 책임범위에 속하므로, 헌법재판소는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소위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즉 국가가 국민의 법익보호를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했는가를 기준으로 심사하게 되어, 결국 헌법재판소로서는 국가가 특정조치를 취해야만 당해 법익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특정조치를 취하지 않은 때에 보호의무의 위반을 확인하게 된다(헌법재판소 1997. 1. 16. 선고 90헌마110·136). 물론 입법자가 기본권 보호의무를 최대한 실현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러한 이상적 기준이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기준이 될 수는 없으며, 헌법재판소는 권력분립의 관점에서 소위 “과소보호금지원칙”을, 즉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하여 적어도 적절하고 효율적인 최소한의 보호조치를 취했는가를 기준으로 심사하게 된다. 따라서 입법부작위나 불완전한 입법에 의한 기본권의 침해는 입법자의 보호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인정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국가가 국민의 법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든지 아니면 취한 조치가 법익을 보호하기에 명백하게 부적합하거나 불충분한 경우에 한하여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보호의무의 위반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헌법재판소 2008. 7. 31. 선고 2004헌바81).

헌법재판소는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란 기본권적 법익을 기본권 주체인 사인(私人)에 의한 위법한 침해 또는 침해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여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말하며, 주로 사인인 제3자에 의한 개인의 생명이나 신체의 훼손에서 문제되는 것이라 보면서, “헌법 제10조 제2문에서 선언하고 있는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는 국가가 국민과의 관계에서 국민의 기본권보호를 위해 노력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국가가 사인 상호간의 관계를 규율하는 사법(私法)질서를 형성하는 경우에도 헌법상 기본권이 존중되고 보호되도록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천명한 것이다.”라고 판시함으로써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의 헌법적 근거를 제10조 제2문에서 찾고 있다.

전시도 아닌 평화시의 재난으로 인하여 수많은 생명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리는 각종 참사는 위험천만한 풍요의 시대를 안전과 평화의 시대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역사적 소명을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현대의 사회가 존재론적으로 재앙에 근거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최창호 변호사
서울대 사법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1989년 3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사법연수원, 군법무관을 거쳐 1995년에 검사로 임용되어, 공안, 기획, 특수, 강력, 의료, 식품, 환경, 외국인범죄, 산업안전, 명예훼손, 지적재산, 감찰, 송무, 공판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바 있고,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으로 헌법재판을 경험한 후 법무부 국가송무과장으로 대한민국 정부 관련 국가송무를 총괄하면서 주요 헌법재판, 행정재판 및 국가소송 사건을 통할하고, 정부법무공단의 발족에 기여했다. 미국과의 SOFA 협상에 참여한 바 있으며, 항고, 재기수사명령 등 고검 사건과 중요경제범죄 등 다수의 사건을 처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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