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앤피뉴스 - [강동호 변호사의 법톡]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 기준 재정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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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변호사의 법톡] 통상임금의 개념과 판단 기준 재정립

피앤피뉴스 / 기사승인 : 2025-07-08 11: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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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성’ 요건 폐기하고, ‘재직조건부·근무일수 조건부 임금’도 통상임금으로 인정

 

 

1. 들어가며 

▲강동호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로앤강 법률사무소의 강동호 대표변호사입니다.

‘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에, 그 범위를 둘러싼 논쟁은 노동법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특히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고정성’을 제시한 이래, 특정 시점 재직 조건이나 최소 근무일수 조건이 부가된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많은 사회적 논란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24년 12월 19일,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11년간 유지되어 온 기존 판례를 변경하고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을 제외하는 역사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2023다302838 판결). 이는 향후 기업의 임금체계와 노사관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매우 중요한 판결입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이 판결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 의미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2. 관련 법률규정 내용

우선 이와 관련한 법률규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연장ㆍ야간 및 휴일 근로) ① 사용자는 연장근로(제53조ㆍ제59조 및 제69조 단서에 따라 연장된 시간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른 금액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8시간 이내의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8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 통상임금의 100분의 100
③ 사용자는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의 근로를 말한다)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통상임금) ① 법과 이 영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所定)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


3. 사건의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고정성’을 요구했던 종전 대법원 판례를 유지할 것인지, 만약 이를 폐기한다면 ① 특정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근로자에게만 지급되는 임금(재직조건부 임금)과 ②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해야만 지급되는 임금(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4. 쟁점에 대한 법원의 판단

가. 종전 판례의 태도 (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종전 판례는 통상임금의 요건으로 ‘정기성’, ‘일률성’과 더불어 ‘고정성’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서 ‘고정성’이란 ‘근로자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적인 조건의 충족 여부와 관계없이 당연히 지급될 것이 예정되어 지급 여부나 지급액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을 의미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지급일 당시 재직해야 한다는 조건이나 일정 근무일수를 채워야 한다는 조건은 근로제공 시점에서는 그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므로 ‘고정성’이 부정되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왔습니다.

나.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요지 (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2023다302838 판결)

1) ‘고정성’ 요건의 폐기

대법원은 종전 판례의 ‘고정성’ 개념이 법령상 근거가 없고, 통상임금의 강행적 성격에 반하며, 소정 근로의 가치를 온전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며,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에서 ‘고정성’을 제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2) 새로운 통상임금 판단 기준 제시

대법원은 새로운 기준으로,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즉,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재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3) 재직조건부·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성 인정

새로운 기준에 따라,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재직조건부 임금: 특정 시점 재직 조건은 근로제공을 위한 당연한 전제일 뿐, 소정근로 대가성을 부정하는 요소가 아니므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판결).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은 소정근로를 온전히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당연히 충족할 조건이므로, 이러한 조건이 부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소정근로일수를 초과하는 근무일수를 조건으로 하는 임금은 추가 근로의 대가이므로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판결).


4) 새로운 법리의 적용 범위

대법원은 이번 판례 변경이 임금체계에 미치는 중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법적 안정성과 신뢰보호를 위해 새로운 법리는 판결 선고일인 2024. 12. 19. 이후의 통상임금 산정부터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다만, 해당 사건 및 판결 선고 시점에 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에는 예외적으로 새로운 법리를 소급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5. 평석

가. 판례 변경의 의의: ‘고정성’의 굴레를 벗어난 통상임금

이번 판결의 가장 큰 의의는 11년간 통상임금 논의를 지배해 온 ‘고정성’이라는 족쇄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종전의 고정성 요건은 사용자가 지급일 재직 조건 등 손쉽게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을 부가하여 통상임금의 범위를 인위적으로 축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문제점을 정면으로 인식하고, 법령상 근거도 없는 고정성 요건을 폐기함으로써 통상임금의 본질인 ‘소정근로에 대한 대가’라는 기준을 바로 세웠습니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판결). 이는 형식논리에서 벗어나 실질에 맞게 통상임금의 범위를 판단하겠다는 사법부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나. 재직·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의 통상임금성 인정과 그 합리성

고정성 요건 폐기에 따라 재직조건부·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것은 지극히 합리적인 결론입니다.

근로자가 특정일에 재직하는 것은 임금을 받기 위한 특별한 조건이라기보다는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입니다. 또한, 소정근로일수 범위 내의 근무일수 충족 역시 통상적인 근로자라면 당연히 달성하는 조건입니다. 이러한 조건들을 이유로 소정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의 통상임금성을 부정해 온 기존의 시각이 오히려 비현실적이었던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이러한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근로의 가치를 보다 온전하게 임금에 반영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타당합니다.

다. 법적 안정성과의 조화

대법원은 판례 변경의 효력이 이 사건과 병행사건이 아닌 한 판결 선고 이후 통상임금 산정에서부터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대법원은 판례 변경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존 판례를 신뢰해 온 기업들의 이익과 법적 안정성을 함께 고려하여 소급효를 제한적으로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6. 결론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통상임금의 개념을 ‘고정성’이라는 법령상 근거없는 요건에서 제외시켜 ‘소정근로의 대가’라는 실질적 기준으로 재정립한 노동법 역사상 매우 중요한 결정입니다.

이로써 재직조건이나 근무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상여금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으며, 기업들은 임금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판결로 통상임금을 둘러싼 오랜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었습니다. 노사 양측 모두 변경된 법리를 정확히 숙지하고 임금체계를 재점검하여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로앤강법률사무소 강동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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