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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변호사의 의료소송 IN] 의료소송에서의 책임제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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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2.05.16 16:00 입력

김성주 변호사.jpg

<김성주 변호사>

 

1. 들어가며

. 안녕하세요. 의료소송전문변호사 김성주 변호사입니다. 의료소송의 경우 다른 일반소송과 달리 의료상 과실이 입증되더라도 병원측 책임을 일부 감경해주는 법리가 있습니다. 통상 의료소송을 접해보시지 않으신 분들은 이를 매우 낯설어하시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의료소송에서의 책임제한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할까 합니다.

 

. 글의 순서는, 먼저 책임제한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을 보고 실제로 실무에서 사실심법원(1심 혹은 2)이 산정하고 있는 병원측 제한비율, 병원측 책임을 100% 인정한 사례 그리고 책임제한 비율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의 순서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책임제한에 관한 대법원의 입장

. 책임제한에 관하여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시한 내용이 있는데, 이를 그대로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대법원 2000. 1. 21. 선고 9850586 판결 등 다수).

 

가해행위와 피해자측의 요인이 경합하여 손해가 발생하거나 확대된 경우에는 그 피해자측의 요인이 체질적인 소인 또는 질병의 위험도와 같이 피해자측의 귀책사유와 무관한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질환의 태양·정도 등에 비추어 가해자에게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이념에 반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그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다.”

 

. 그리고 위 대법원은 책임제한에 관한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1심과 2)의 전원사항이므로, 책임제한 비율이 과다하거나 과소하다는 것은 달리 대법원에서 심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사건에서 과실상계 사유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그 비율을 정하는 것은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않는 한 사실심의 전권에 속하는 사항이다.“

 

. 한편, 최근에는 대법원이 의료소송에서 기계적으로 적용하던 책임제한에 다소 제한을 두는 듯한 판시를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는데, 그 내용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하게 불합리하여서는 안 되며, 질병의 특성, 치료방법의 한계 등으로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이, 의료행위와 관련하여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판단능력이나 의료기술 수준 등에 비추어 의사나 간호사 등에게 요구되는 통상적인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여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단지 치료 과정에서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등의 막연한 이유만으로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할 것은 아닙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55397 판결참조)“

 

,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손해의 발생 또는 확대에 기여한 피해자 측의 요인을 참작할 수 있기는 하나, 다만 질병의 특성 및 치료방법의 한계 등으로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면, 이를 책임제한 사유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3. 실무에서 적용하고 있는 병원측의 책임제한 비율

. 앞서 본 바와 같이, 대법원은 병원측의 책임을 산정하면서 일응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형평의 원칙이고, 위 기준은 어느 정도 판단권자의 재량에 놓여있어 실제로 당해 사건이 병원측 책임을 몇% 정도 제한될지는 여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은 사실입니다.

 

. 실제로 법원에서 병원측의 책임을 제한하면서 주로 내세우고 있는 사유를 보면, 환자의 체질적 소인 혹은 기왕증, 당해 질병의 위험도, 당해 질환의 태양정도, 사고 후 조치의 적절성 등이 있고, 특히 분만사고의 경우 의사의 재량성, 분만의 위험성과 분만방법의 비선택성을 주로 들고 있습니다.

 

. 이와 같이 실무에서 당해 사건의 책임제한이 어느 정도 산정될지 여부는 쉽게 추정할 수 없으나, 다만 일정한 군에 속하는 사건의 경우 법원에서 일정하게 책임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 우선 생명이 위급하여 의료적 처치를 받아야만 하는 사건의 경우{흔히 구명성(救命性)이 있는 사건}에는 통상 50% 이하로 병원측 책임을 제한해주는 경우가 꽤 보이는 반면, 이러한 구명성이 덜 한 사건의 경우(예컨대 성형수술 사건 등)에는 50% 이상으로 병원측 책임을 산정하는 경우도 많이 보여지기도 합니다.

 

. 나아가 특정한 사건의 경우를 꼽아보면, 분만 후 신생아에게 뇌손상이 발생한 사건의 경우 병원책임 30%, 마취사고로 하반신마비 등이 발생한 경우 병원책임 70%, 프로포폴 사고나 필러사고의 경우 병원책임 70%로 산정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습니다.

 

. 이와 같이, 병원측 책임을 어느 정도 산정하는지 여부는 전적으로 담당재판부의 재량사항에 속하나, 그래도 유사한 사건에서의 책임제한 정도는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4. 병원측 책임을 100%로 하는 사건의 경우

. 간혹 의료소송에서 병원측 책임을 아무런 책임을 제한하지 않은 채 100% , 원고의 손해 전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 물론, 앞서 본 대법원의 판시와 같이 질병의 특성 및 치료방법의 한계 등으로 의료행위에 수반되는 위험을 감내해야 한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면, 의료소송에서 일률적으로 병원측 책임을 제한하여서는 안 되므로, 이러한 판결이 나올 수 있는 여건적 토대는 마련되어 있습니다.

 

. 최근에도 서울북부지방법원이 환자가 복부 종양 절제술을 받은 후 단장증후군을 앓게 된 사건에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병원 의료진의 과실 이외에 의료사고의 발생 및 손해 확대의 원인이 된 별도의 원인 등 피고의 책임을 제한할 만한 뚜렷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피고의 책임을 제한하지 아니한다.“고 판시하며, 피고에게 원고의 손해액 100%의 배상을 명하기도 하였습니다.

 

. 이와 같이 일부의 사례이기는 하지만 병원 측 책임을 전혀 제한하지 않고 100% 인정하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기는 합니다.

 

5. 책임제한 비율에 관한 대법원의 태도

. 필자가 담당하였던 사건 중에, 분만 후 신생아에게 모상건막하출혈 등으로 인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하여, 1심은 병원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판시한 반면 2심에서는 흡입분만상 과실과 경과관찰상 과실을 모두 인정하여 병원측 책임을 60%로 산정하였고, 이에 병원측에서 위 2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습니다.

 

. 위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은 2심이 인정한 흡입분만상 과실은 배척한 채, 경과관찰상 과실만 인정하면서, 결국 2심 판결이 맞다며 상고기각판결을 하였습니다.

 

. 그런데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은, 앞서 본 법리와 같이 병원의 책임의 비율을 정하는 것은 사실심(즉 여기선 2)전권사항이고, 또한 대법원이 2심에서 인정한 두 가지 과실 중 한 가지 과실만을 인정한 이상, 2심에서 인정한 병원측 책임비율인 60%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우므로, 위 사건을 2심으로 다시 돌려보내 사실심인 2심이 병원 측 책임비율을 다시 산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나, 대법원은 종합하여 보았을 때 한가지 과실만 인정하더라도 병원 측 책임이 60%인 것은 적정하다고 판시한 부분은 왠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일 것입니다.

 

[물론 대법원 입장에서는, 다시 2심으로 돌려보내 한 번의 추가 소송을 다시 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큰 불편이 있는 것도 사실이므로, 이 부분 그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6. 나가며

. 물론, 의료소송의 경우 의료진이 고의적으로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아니고, 또한 우리나라 의료급여 체계상 의료비의 상당 부분이 국민이 납부한 세금으로 투입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병원 측 책임을 어느 정도 감액하여 주는 것이 지나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이러한 이유로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그만큼 병원측 책임의 범위는 올라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그런데 소송을 수행하다보면, 그러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병원측 책임을 너무 과다하게 제한한다며 억울하다고 호소하시는 환자분들이 계시고, 소송을 수행하는 변호사 입장에서도 어떤 경우에는 납득이 안되는 경우를 만나게 됩니다.

 

. 특히나 법원은 손해배상제도의 이념을 두고 완전배상이 아닌 손해의 공평타당한 이념을 내세우고 있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도, 중간이자를 과도하게 공제한다거나 맥브라이드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장해는 소송에서 반영하기 어렵다거나 병원측 책임제한과 별도로 환자의 기왕증을 중복하여 반영하는 사정 등을 고려해보면, 법원이 좀 더 그 생각을 전환할 필요성 역시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진단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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