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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준 변호사의 사건기록] 직장 내 성희롱 가해자에 대해 징계조치할 경우, 성희롱 사실의 확정과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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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선용 기자 | 2021.11.01 16:35 입력

최낙준 변호사.jpg

최낙준 변호사 (백준법률사무소)

 

1.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최낙준 변호사입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사건은 OO학교법인이 성희롱 가해자인 소속 직원을 해고하면서 발생한 분쟁입니다. 해고를 당한 가해자가 해고처분이 부당하다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건인데, 필자가 대리한 OO학교법인이 성비위행위를 저지른 근로자에 대해 징계처분에 앞서 징계사유 존부를 어떻게 확인했고, 이러한 과정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2. 이 사건의 경과

. OO학교법인이 운영하는 OO대학교 소속 근로자인 박00(이하, 가해자라고만 함)2018. 3.경 첫 출근한 김00(이하, 피해자라고만 함)에게 짓궂은 농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싶었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친절하게 대응하자,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을 지속하였습니다. 피해자가 다른 여직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 임의로 합석한 후 피해자에게 남자친구와 구체적인 관계를 물어보기도 하고, 심지어 낙태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회식자리에서는 가해자가 피해자 옆자리에 앉아 피해자의 특정 신체부위를 언급하기도 했고, 피해자가 근무 중인 책상으로 다가와 갑자기 피해자의 머리를 만지며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희롱이 약 6개월 간 지속되는 동안, 피해자는 다른 직원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면서 가해자를 형사고소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으나 오히려 이 사건이 공론화되면 2차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고소를 제기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해자는 피해자가 자신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을 괘씸하게 생각하여 다른 직원들에게 피해자의 험담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동료들은 피해자에게 학교법인에 신고할 것을 권유했고, 피해자는 용기를 내어 2018. 12.경 학교법인 내 양성평등센터를 찾아가 가해자의 성희롱 행위들을 신고하였습니다. 곧이어 피해자는 퇴사했습니다.

 

.양성평등센터는 피해자의 신고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피해자, 참고인, 가해자를 순차적으로 조사한 후 그 결과를 성윤리위원회에 보고하였고, 성윤리위원회는 이 사건 성희롱이 있었음을 심의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OO학교법인은 직원징계위원회를 열어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10여 차례의 성희롱 행위들을 특정하여 각각의 징계사유로 확정한 후 가해자에 대해 해임처분을 의결하였습니다.

 

.가해자는 위 해고처분이 부당하다면서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위원회의 기각판정이 있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사건 제1법원은 이 사건 해임절차가 정당하고,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도 가해자를 해고한 것이 징계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를 기각하였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3. 이 사건 쟁송과 관련한 쟁점

 

.이 사건 원고는 해임처분을 당한 가해자이고, 피고는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이며 취소의 대상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었습니다. , 해임처분을 한 OO학교법이 위 소송의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이 사건 소송 결과에 관하여 이해관계 있는 제3자에 해당하였으므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 소송에 피고보조참가인 신분으로 참가하였습니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 민사소송법 제71조 참조).

 

OO학교법인은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가 패소하게 되면 이 사건 해임처분이 취소되어 가해자가 학교로 복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보조참가인으로서 이 사건 소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 징계사유들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성희롱의 개념 등을 규정하고 있는 양성평등기본법3조 제2, 국가인권위원회법2조 제3,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조 제2, 동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1 등을 근거로 판단할 수 있는데, 위 관련 법률에 따르면 이 사건 징계사유들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 소송에서 피고의 재심판정이 적법한지 여부는 결국 징계처분 절차와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피고 측이 이 사건에서는 각각의 징계사유가 실제 있었다는 점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아래 4항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51555 판결 참조).

 

4. 징계처분시 주의해야 할 점

- 각각의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증빙자료를 충분히 갖추어야 합니다.

. 우선,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의 경우에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해야 합니다(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844647 판결 참조). 해고를 당한 근로자가 해고의 부당성을 다툰다면, 사용자는 징계의 정당성에 대해 증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징계절차, 징계사유, 징계양정이 적절했다는 점에 대해 근거자료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막상 소송절차에서 증명이 곤란해 질 수도 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다툼이 가장 치열했던 부분 역시 징계사유의 존부였습니다. 가해자는 징계사유 대부분이 부존재하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였기 때문에, 피고 측이 징계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이 사건의 경우 OO학교법인의 양성평등센터가 피해자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날짜와 시간, 장소, 당시 상황, 목격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당시 반응과 태도 등에 대해 구체적인 확인서와 문답서 등을 작성해 두었고, 성윤리위원회 역시 피해자, 참고인, 가해자를 출석시켜 사실관계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전 과정을 녹취해 두었기 때문에, OO학교법인은 위 소송에서 징계사유들을 증빙할 자료를 제출할 수 있었습니다.

 

, OO학교법인이 피해자와 참고인들의 구체적이고 상세한 진술서들과 이고 징계절차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의견진술 등을 적법하게 녹취한 서류 등을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에, 원고 측이 소송절차에서 피해자나 참고인을 증인으로 신청할 수도 없었습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를 성비위행위로 징계하려면, 이러한 징계에 앞서 각각의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짜와 시간, 장소, 당시 상황, 목격자, 가해자와 피해자의 당시 반응과 태도 등을 자세히 기록한 확인서, 피해자와의 문답서 등을 구비해 놓고 징계절차상 당사자의 의견진술 역시 정당하게 녹취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 사건과 같이 피해자가 형사고소도 하지 않은 채 퇴사해 버린 경우 뒤늦게 피해자의 협조를 얻어 징계사유를 구체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을 잊기 위해 퇴사한 피해자를 법정증인으로 신청하는 것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 한편, 성비위행위들의 존부는 피해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신빙성 있는 피해자의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신빙성 있는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사건 판결 중 아래의 구체적 이유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 피해자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 꾸며냈다고 보기는 어려울 정도로 개별 징계사유에 관하여 비교적 상세히 진술한 점, 그러한 진술에 모순점은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 징계사유가 되지 않은 원고의 여러 행위나 발언에 대한 진술 역시 구체적이라는 점, 피해자가 피해 발생 시 곧바로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으나, 다른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

 

5. 마무리하며

OO학교법인 측이 피해자에게 가해자의 성비위행위들에 대해 꼼꼼히 조사하자 피해자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피해자를 더욱 보호할 수 있는 현명한 조치였던 것입니다. 이 사건에 안타까웠던 점은 피해자가 OO학교법인을 떠났다는 사실입니다. 감사합니다.

[ 이선용 gosiweek@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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